주말에 아들과 놀이터에서 축구공을 가지고 놀면서 재미가 붙었는지 틈만 나면 놀이터에 가서 축구공을 가지고 놀자고 한다. 둘이서 놀고 있다 보면 아이들이 하나둘씩 모이기 시작한다. 7~8살 또래의 아이들이 주로 모이고 3학년 이상의 아이들은 드물게 보인다. 다들 학원 스케줄에 바빠 놀이터에 노는 시간조차 여의치가 않은듯하다. 초등학교 1학년 남짓한 선수들이 모이면 우리는 편을 가르고 축구를 한다. 1대 다수의 어린이들과 함께 그렇게 축구를 시작한다.
어떤 아이는 자신감을 가지고 강하게 달려드는 녀석이 있고, 수줍어 뒤편에서 조심스레 서있는 아이도 있다. 각자의 성향과 특징이 보이는데 그 놀이터의 구석에 앉아서 그 광경을 보는 부모님 또는 조부모의 모습들이 묘하게 오버랩이 된다. 아이가 놀든지 말든지 휴대폰만 보고 있는 아빠, 자기 손자가 잘한다 잘한다며 무한한 사랑을 보내는 할머니, 그렇게 아이들과 신나게 놀다 보면 다들 머리가 축축이 젖을 정도로 땀을 흘린다.
초등학교 시절이 생각이 난다. 다른 친구들이 등교하기도 전에 학교에 일찍 가서 운동장에 모여 축구 골대 옆에 가방을 던져놓고 먼지 한가득 먹어가며 축구로 하루를 시작했었다. 그냥 그렇게 모여서 실컷 놀아도 모자라던 시간이었다. 그렇게 놀 수 있는 친구들이 많지는 않아도 늘 있었다. 요즘 아이들을 보면 그런 친구들을 만나기도 함께 시간을 맞추기도 쉽지 않은 게 참 안타깝다.
오늘도 놀이터에서 아들 녀석과 둘이 나가 공을 차고 놀았다. 한 친구가 나타나서 잠시 놀았지만 그래도 그 친구가 떠나고 아들은 다시 친구들을 찾아 학교 운동장과 아파트 단지의 놀이터 여러 곳을 돌아다녔다. 아쉬움에 아이스크림으로 아들을 달래고 집으로 들어왔다. 그렇게 메시는 오늘은 실력 발휘를 못하고 집에 왔다. 그래도 언제든 아들이 원하면 함께 놀이터나 운동장으로 뛰어나갈 수 있게. “아빠 건강할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