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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곡도 Oct 11. 2020

카우보이의 노래


The Ballad of Buster Scruggs 카우보이의 노래 (2018)






어찌 된 일인가.


도덕과 낭만, 심지어 유머까지 있지만 선악은 없다니.


문명이 생기기도 전에 문명인부터 먼저 생겼기 때문인가.


선악에는 역사가 필요하기에 신은 창조한 이 세계 위에


그 길고 지난한 이야기를 시시콜콜 늘어놓았던 것인데


흙에서 난 것이 아니라 어느 날 뚝딱 하늘에서 떨져내린 사람들은


이야기 속에서 삶을 찾는 것이 아니라


삶 속에서 이야기를 찾아야 하는 신세.


이것은 마치 에덴의 선악과 나무의 꽃이 피기도 전에


나무를 베어 언덕 위에 십자가부터 세운 꼴이 아니냐.


온통 십자가로 가득한 에덴동산이야 말로


그들이 그토록 꿈꾸던 신세계였나.


자고로 죽음은 죄로부터 태어났다는 데


이 곳에서 죽음은 죄로부터 자유롭다.


중요한 건 삶도 아니고 죽음도 아닌


죽는 그 마지막 순간까지 살아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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