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

by 곡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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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마을에는 성미가 고약한 남자가 있었다. 그는 언제나 화가 나있었고 조금만 문제가 생겨도 거칠게 분통을 터트리곤 했다. 그는 자전거를 타던 아이가 길 옆에 붙은 자신의 땅을 조금 침범했다는 이유로 면전에다 욕설을 퍼부었고, 자신의 삽을 누가 훔쳐 갔다며 집집마다 함부로 뒤지는가 하면, 길을 건너는 87세 노인의 행동이 굼뜨다면서 사정없이 자동차 경적을 울려댔고, 자신을 보고 짖는 동네 개들에게 돌을 집어던지는 등의 짓들을 서슴지 않았다. 경찰에 신고하기에는 애매한, 그러나 일상의 평온을 좀먹는 치사하고 집요한 언동으로 그는 마을 사람들과 자주 갈등을 빚었다. 모두가 남자를 미워했고 남자가 보이면 피해 다녔다. 심지어 남자가 주변에 있지 않을 때도 신경이 날카로워지곤 했다. 그러나 아무 방법이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남자가 자신의 집에서 죽은 채 발견되었다. 자살이었다. 소식이 마을에 전해졌을 때 사람들은 소스라치게 놀랐다. 하지만 그들은 더 이상 그 일에 대해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모두들 입을 꾹 다물었다. 마치 그런 남자가 세상에 한 번도 존재한 적이 없었던 것만 같았다. 우리 마을은 평화로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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