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last temptation of Christ 그리스도 최후의 유혹 (1988)
우리는 한낱 인간이,
불완전한 인간의 아들과 딸이
신이 될 수 있는가,
전능 불멸의 신이 될 수 있는가를 묻는다.
될 수 있다. (우리는 놀란다.) 그러나
그가 스스로 신이 되는 것이 아니라
예언이,
그가 생명을 불어넣고는 (혹은 그럴싸하게 둘러대고는)
스스로 첫 번째 신도로서 숭배했던 예언이,
자신의 창조주를 집어삼키고 잘게 씹어서 다시 뱉어내는
진짜 창조주인 예언이,
그를 신으로 만들 것이다.
그는 어머니의 피가 아니라
자기 자신의 피를 뒤집어쓰고 성스럽게 다시 태어나야만 한다.
이 잔을 제게서 거두소서.
그는 자신의 인간적 속성을 향해서 이렇게 외칠 수 있다.
그리고 예언으로부터 멀리 도망가
자신의 인간적인 삶을 영위할 수도 있다.
아무 상관없다.
결국 예언은 그와는 상관없이 완성될 것이다.
그에게는 여전히 자유의지가 있으되
예언을 성취할 것이냐 말 것이냐가 아니라
자신이 겹겹이 쪼개지는 가증을, 스스로에 대한 열등감을, 메마른 일상의 평범함을
받아들일 것이냐 말 것이냐의 따름일 뿐이다.
그저 자기 만족과 자기 실현과 자기 합일의 문제.
그는 얼마나 자유로운가?
오직 자유로운 인간만이 예언에 접근할 수 있다.
신이 될 수 있다.
자, 우리는 한낱 인간이,
불완전한 인간의 아들과 딸이
신이 될 수 있는가,
전능 불멸의 신이 될 수 있는가에 대한 대답을 얻었다.
될 수 있다. (우리는 놀라지 않는다.)
그는 판박이 스티커가 되어 하늘 어딘가에 붙어있다가
마지막 날이 되면 머리끄덩이가 붙잡혀 내려올 것이다.
그리고 복수라도 하듯 예언을 십자가 못 박고 스스로 면류관이 될 것이다.
그럼 모든 인류가 자유로워지겠지.
예언이 마치 노래처럼, 혹은 질병처럼 창궐할 테지.
우리 모두가 신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