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little mermaid 인어공주 - Rusalochka 루살카 (1976)
인어공주는 꿈이다.
우리가 잃어버린, 다시는 찾을 수 없는,
그러다 바람결에 문득 코끝을 스쳐 지나가는
유년의 비릿한 기억 같은 꿈.
우리는 꿈을 이해할 필요가 없다.
그것은 잘린 발끝으로 먼저 전해진다.
헤엄칠 수도, 걸을 수도 없는 세계에 대한 예감.
이끼처럼 파랗게 피어났다가 하얗게 녹아버리는 찰나의 쓸쓸함.
우리는 슬퍼할 필요가 없다.
네가 나를 잊고
내가 나 자신을 잊고
그럼 사라질 것이다, 그리움 마저.
이야기는 텅 비어버리고
꿈은 멀어져 가고
기억은 물방울이 되어 흩어지고
우리는 다시는 만나지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