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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곡도 Apr 11. 2023

시(詩)에 불리한 시대

브레히트







   시(詩)에 불리한 시대 


                                              브레히트





 나도 알고 있다. 행복한 사람만이 

 인기가 있다. 그런 사람의 말소리를 사람들은 

 즐겨 듣는다. 그런 사람의 얼굴은 아름답다. 


  

 마당의 뒤틀린 나무는 

 토양이 좋지 않음을 말해준다. 그러나 

 지나가는 사람들은 그 나무가 불구라고 욕한다. 

 하지만 그것은 옳다. 


 

 준트 해협의 푸른 보트와 즐거운 요트를  

 나는 보지 않는다. 내가 보는 것은  

 어부들의 찢어진 그물뿐이다. 

 왜 나는 마흔 살의 소작인 여자가 허리를 구부리고 걷는 것에 대해서만  

 이야기하는가? 

 소녀들의 가슴은 

 예전처럼 뜨거운데. 


  

 내 시에 각운을 쓴다면 

 그것은 내게 거의 오만처럼 보일 것이다. 


  

 내 안에선 꽃피는 사과나무에 대한 열광과 

 칠장이의 연설에 대한 경악이 서로 싸우고 있다. 



 그러나 나에게 펜을 잡게 하는 것은 

 두 번째 것뿐이다. 









* 좋아하는 시를 댓글로 소개해 주시면 소중히 감상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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