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런 얼굴에 검은 머리, 검은 눈동자를 가진 우리는
모두 그리스의 아이들.
아주 오래 전, 양놈인 어머니의 나라에서 추방당해
동쪽 바다까지 쫓겨난 도시민들.
그리스 신전의 부서진 돌조각들만 봐도 가슴이 뛰고
그 폐허에서 내밀한 영광과 몰락의 기억을 떠올리지.
그리스는 가르쳐 주었다.
드러내기 위해 숨기고, 숨기기 위해 드러내는
폭력적이고 모순적이며 불가해한
풍요로운 이 세계에 대해.
위대한 인간들과 더 위대한 운명들의 끈질긴 교접과 전쟁에 대해.
돌을, 몸을, 성기를 사랑하는 잔인한 기쁨에 대해.
그리고 무엇보다
예술이 곧 삶이라는 영원한 선언에 대해.
머리도, 팔도, 다리도 없이 날아오르는 님프는 저리도 아름답구나.
우리는 아직도 저 섬세한 옷주름 사이를 헤매고 싶은 어린아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