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젊었지.
그리고 벌써 인생은 너무 뻔했지.
이제 나이가 들어 돌아보니
역시나 너무 뻔하더라.
치유된 상처들과 치유되지 않은 상처들의 쓰레기장.
알고 있는 길을 헤매게 만드는 엇갈린 표지판들.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남발되는 수표와 어음들.
그리고 어쩌면 가장 뻔하디 뻔한,
혼자만의 눈물.
어딘가에서는 물 대신 개구리 비가 내렸다던데
언제가 내 인생에도
이마 위로 커다란 개구리가 철퍼덕 떨어지는
그런 날이 올까?
그럼 그제야 비로소
참았던 웃음이 터질 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