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스 트란스트뢰메르
토마스 트란스트뢰메르
그곳으로 가는 길에 놀란 날개들이 두어 번 퍼드덕거렸고, 그것이
전부였다. 그곳은 혼자 가는 곳이다. 그곳에 있는 키 큰 빌딩은 완전히
균열들로만 이루어져 있다. 그 빌딩은 언제나 기우뚱거리지만
붕괴 능력이 전혀 없다. 천 개로 변한 태양이 갈라진 틈으로 들어온다.
이 햇빛 놀이에서는 전도된 만유인력의 법칙이 지배한다.
집이 하늘에 닿은 채 떠 있고, 떨어지는 것은 무엇이나 위로 떨어진다.
이곳에선 빙그르르 돌 수 있다. 이곳에선 울 수도 있다.
이곳에선 우리가 보통 보따리 싸서 꽁꽁 묶어두는 오래된 진실들을
볼 수도 있다. 저 아래 깊숙한 곳에 숨어 있던 내 역할들도 날아올라,
머나먼 멜라네시아의 작은 섬 어떤 납골당 속의 바싹 마른 두개골처럼
내걸린다. 어린애 같은 햇빛이 무시무시한 트로피를 감싼다.
숲은, 그렇게 온화하다.
* 이 시는 원래 산문시로서 제가 임의로 행을 나눈것입니다.
* 좋아하는 시를 댓글로 소개해 주시면 소중히 감상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