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학주
황학주
바람의 쇄골 선을 따라
흔들리며
바람이 불수록
언성을 낮추기 위해
땅에 갈고리를 거는 억새
다시는 당신에게 화를 내지 않게
당신에게
한 가지만 결심을 하게
만조한 내 인생에서
당신이지만 알려주는 게 좋겠다
당신의 손을 잡고 가다
당신을 더이상 떠올리지 못할 때
화를 내지 않을게
날리는 억새 아랫도리를 여며 주려
뜻밖에 붉은뺨멧새가 뛰어드는
바람이 먹고 얼룩지고 지워지며
지나는 여기엔
시간이 많지 않다
당신에게 화를 내기엔
약여히 당신을 살아본 적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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