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 속의 풍경 / Topio Stin Omichl (1988)
우리의 이 길고 지루한 삶에는
실은 얼마나 많은 일들이 일어나고 있나.
아마도 그중에 반은 좋은 일, 반은 나쁜 일,
아마도 나쁜 일이 조금 더 많이,
아니, 꼭 그렇지도 않은...
우리의 이 길고 지루한 삶들은
왜 이리도 서로 가까이 다가가고 또 멀어질까.
아마도 그중에 반은 좋은 사람, 반은 나쁜 사람,
아마도 나쁜 사람이 조금 더 많이,
아니, 꼭 그렇지도 않은...
그 많은 사연들과 인연들을 잊고서
아이는 어른으로, 어른은 노인으로
그럼 노인들은 모두 어디로 가는가.
그리고 길 잃은 아이들과 어른들은 또 어디로?
[사랑하는 아빠, 우리는 낙엽처럼 여행하고 있어요.]
그렇게 겨울, 봄, 여름, 가을...
그리고 다시 낙엽들이 바람에 우수수 떨어지는
겨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