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춘기

에드바르트 뭉크

by 곡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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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berty 사춘기 / Edvard Munch 에드바르트 뭉크 (1894)






그녀는 우리를 똑바로 쳐다본다.


뻔뻔한, 혹은 당당한 얼굴을 하고서.


뻔뻔하지 않을 이유가, 당당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


아직 아무 것도 모르기 때문이다.


지킬 것도 잃을 것도 없기 때문이다.


이 모든 게 그저 원래 그런 걸까 시쿤둥하고


궁금하지만 누구에게도 묻고 싶지는 않다.


삶은 마치 정의로운 포주 같고


죽음은 지독히도 운 나쁜 사람들에게나 벌어지는 사고인 듯 하다.


그렇다면 욕망, 욕망은 어떤가?


시선과 피가 알려주었다.


욕망이란 성기 이상이라는 것을.


그리고 여자란 성기 그 자체라는 것도.


그녀는 아직 부끄러움을 모른다.


부끄러워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 곧


그녀의 육체가 그녀보다 앞서나갈 것이다.


그녀를 따돌릴 것이다.


그녀의 어깨가, 그녀의 가슴이, 그녀의 엉덩이가, 그녀의 성기가


그녀 자신임을 자처할 것이다.


그녀가 자신의 소유라고 우기며


그녀의 머리끄댕이를 잡고 질질 끌고갈 것이다.


그녀는 자신의 삶에서 제 3자가 되는 법을 배울 것이다. 그럼


부끄러워질 것이다.


고개를 들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그녀는 아직 모른다.


아무 것도.


그녀는 우리를 똑바로 쳐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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