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버턴
( 역자 - 라틴어는 명조체로 진하게 표시합니다.)
잠과 깨어있음이 원인.
이전에 운동에 대해 말했던 것을 이제는 수면에 대해서 반복해야겠습니다. 적당한 수면보다 더 좋은 것은 없지만, 지나치거나 때에 맞지 않는다면 그보다 더 나쁜 것도 없습니다. 우울증을 앓는 사람은 잠을 충분히 잘 수 없다는 것이 정설입니다. 수면은 매우 유익합니다. 그것은 유일한 해독제로써, 깨어있을 때보다 더 사람들을 악화시키거나 이 병을 더 빨리 일으키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점액질이 많고, 불결하고, 차갑고, 기능이 둔한 우울증의 경우에는 잠이 이롭기보다는 해로울 수 있습니다. 멜랑히톤①이 말한 것처럼, 그런 경우 우울증 환자들은 혼란의 격랑을 견디면서 거의 항상 한숨을 쉽니다. 지나치게 많이 자면 정신과 감각을 둔하게 만들고, 머리를 불결한 체액으로 가득 채웁니다. 푸크시우스②가 말했듯이 그것은 증류, 콧물, 뇌에 엄청난 양의 배설물이 쌓이게 하며, 그 밖의 모든 부위는 마치 잠쥐처럼 잠에 빠져들게 됩니다. 또는 낮에, 배가 부른 상태에서, 몸이 제대로 쉴 수 없을 때, 또는 소화하기 힘든 음식을 먹은 후에 잠을 자면 무서운 꿈, 인큐버스③, 몽유병, 울부짖음, 그리고 심한 불안감이 증가합니다. 사람들의 생각에 따르면 그러한 수면은 "수많은 위험한 질병"에 대비하도록 신체를 준비시키는 것이죠. 그러나 제가 말했듯이, 너무 많이 깨어 있는 것이 바로 증상이자 일반적인 원인입니다. 렘니우스④의 말처럼 "그것은 뇌의 건조함, 광란, 망상을 유발하고 몸을 메마르고, 야위고, 뻣뻣하고, 보기 흉하게 만듭니다." "뇌의 상태가 손상되고, 체액이 바싹 마르고, 눈이 머릿속으로 꺼지고, 담즙이 증가하고, 온몸에 염증이 생깁니다." 그리고 갈렌⑤의 의견을 참조하여 이븐센나⑥가 덧붙이듯이 "그것은 자연적인 열을 뒤엎고, 거북함, 해로움, 혼합물을 유발합니다. 빠짐없이 영향을 받지요. 따라서 그럴 만한 다른 이유가 없는 경우, 크라토⑦, 힐데스하임⑧, 야키누스⑨, 라시스⑩에 대해 쓴 아르쿨라누스⑪, 귀아네리우스⑫, 메르쿠리알리스⑬는 이러한 과도하게 깨어있음을 주요 원인으로 간주합니다.
격정과 정신의 동요, 그것이 어떻게 우울증을 유발하는가.
플루타르코스⑭의 글에서 고행자가 (누구의 말이 가장 훌륭했는지 묻는) 알렉산더에게 동료들 모두 다른 사람보다 더 잘했다고 대답했듯이, 나는 이러한 원인들에 대해서도 그렇게 말할 수 있습니다. 누가 가장 심각하냐고 물으면 모든 사람이 다른 사람보다 더 심각하다고 말이죠. 이것이 바로 모든 것들 중 가장 심각한 격정입니다. 가장 흔하고 일반적인 우울증의 원인으로서 (피콜로미네우스⑮가 이름 붙이길) 혼란을 부르는 번개입니다. 혼란을 부르는 천둥과 번개는 우리의 소우주에서 격렬하고 빠른 변화를 일으키며 종종 좋은 상태와 체질을 뒤엎습니다. 왜냐하면 육체가 나쁜 기질로 마음에 영향을 미치고, 정신을 어지럽히고, 뇌에 심한 독기를 보내며, 결과적으로 영혼과 모든 기능을 방해합니다.
어제의 과잉 행위가 여전히 억압되어 있어서
몸은 마음이 쉬는 것을 허용하지 않습니다.
두려움, 슬픔 등이 이 질병의 일반적인 증상입니다. 반대로, 마음이야말로 육체에 가장 효과적으로 작용하며, 격정과 동요를 통해 기이한 변화를 일으킵니다. 우울증, 절망, 끔찍한 질병, 때로는 죽음 같은 것 말이죠. 플라톤이 그의 저서 카르미데스에서 모든 육체의 해악은 영혼으로부터 나온다고 말한 것은 상당히 믿을만한 사실입니다. 그리고 플루타르코스⑭의 글에서 데모크리토스⑯는 영혼이 육체에 의해 단죄될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몸이 영혼에게 소송을 제기한다면 영혼은 자신의 무책임한 태만으로 그러한 해악을 초래했다는 비난을 받고 유죄 판결을 받을 거라는 것이죠. 마음이 신체에 대해 권위를 가지고 마치 대장장이가 망치를 다루듯 신체를 도구로 사용한다면서 (키프리아누스⑰가 말했듯이) 모든 악덕과 질병의 책임을 마음에게 돌리는 것입니다. 필로스트라투스⑱도 마찬가지로 주장합니다. 영혼의 동의 없이 육체는 더럽혀지지 않습니다. 육체가 타락하는 것이 아니라 영혼이 타락하는 것입니다. 로도비쿠스 비베스⑲ 역시 그러한 격렬한 동요가 무지와 무분별함에서 비롯된다고 말합니다. 모든 철학자는 육체의 고통을, 이성의 명령으로 육체를 더 잘 다스려야 했지만 그러지 못한 영혼 탓으로 돌립니다. 스토아 학파⑳는 (립시우스㉑와 피콜로미네우스⑮가 기록했듯이) 현명한 사람이라면 온갖 종류의 격정과 동요 없이 아파테스 (ἀπαθής)㉒를 지녀야 한다는 의견을 고수합니다. 세네카㉓가 카토㉔에 대해, 그리스인들이 소크라테스에 대해, 그리고 이오 아우바누스㉕가 아프리카의 한 민족에 대해 전하는 것처럼, 격정에서 너무 자유롭거나 혹은 어리석으면 칼에 맞아도 그저 뒤를 돌아본다고 합니다. 락탄티우스㉖라면 "현명한 사람에게서 두려움"을 배제할 것입니다. 다른 이들은 모든 것을, 또 어떤 이들은 가장 큰 격정을 배제합니다. 그들이 어떻게 관습과 반대되는 지침을 제시했는지 따져보도록 합시다. 우리는 렘니우스④의 주장이 일반적인 경험에서 타당하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어떤 필멸의 인간도 이러한 동요에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만약 그렇다면, 그는 신이거나 괴물일 것입니다." 그러한 결함은 우리와 함께 태어나고 자랐으며, 우리의 부모에게서 똑같이 유전되었습니다. 우리는 부모로부터 이런 나쁜 습관을 물려받았다고 펠레지우스㉗는 말했습니다. 그것은 우리와 함께 태어나고, 우리와 함께 자라며 아담으로부터 유래되었다구요. 카인㉘은 오스틴㉙처럼 우울했습니다. 누가 그렇지 않겠습니까? 좋은 규율, 교육, 철학, 그리고 신앙심(부인할 수는 없죠)이 때때로 몇몇 사람들에게서 이러한 격정들을 완화하고 억제할 수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이 격정들은 지배적이고 너무나 격렬해서 마치 급류가 (댐이 터진 급류처럼) 모든 것을 덮치고 제방을 넘쳐흘러 밭을 황폐하게 만들고 작물을 쓰러뜨리듯이 이성과 판단력을 압도하고 기질을 왜곡시킵니다. 마부는 말에 끌려가고, 마차는 고삐를 듣지 않습니다. (오스틴㉙이 말하길) "현명한 사람의 눈에 그런 사람은 물구나무를 서고 있는 것보다 더 나을 것이 없습니다." 사람들은 체질이나 동요 중에 어느 쪽이 더 심각한 질병을 일으키는지 궁금해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우리 구세주께서 마태복음 26장 41절에서 “영은 의지를 가지고 있으나 육신은 약하니라”라고 말씀하신 것이 가장 참되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리고 필로 유데우스㉚가 말하길 “동요는 종종 육체에 해를 끼치며, 가장 빈번하게 우울증의 원인이 되어 육체를 건강하지 못하게 합니다." 비베스㉛는 이것을 다음과 같이 비교합니다. “바다 위에 바람이 불 때, 어떤 것은 그저 큰 강풍처럼 보일 뿐이지만, 어떤 것은 격렬하게 배를 완전히 뒤집습니다." 가볍고, 대수롭지 않고, 우리의 생각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들은 우리에게 별로 해를 끼치지 않으므로 우리는 그것을 경멸합니다. 그러나 그것들이 반복되면, "비가 돌에 스며들 듯" (오스틴㉙이 말했듯이) "이러한 불안이 마음에 스며듭니다." 그리고 (사람들이 관찰하듯이) "마지막에는 우울의 습관을 낳습니다." 이것이 우리 영혼을 지배하게 되면 질병이라고 부를 수 있습니다.
이러한 격정이 어떻게 이러한 효과를 낳는지에 대해서는 아그리파㉜, 카르단㉝, 렘니우스㉞, 수아레스㉟, T. 브라이트㊱등이 자신들의 책에서 다루었습니다. 간단히 말해, 외적 감각이나 기억을 통해 (뇌의 가장 앞부분에 위치한) 오해되거나 과장된 상상력은 모든 감정의 근원인 심장으로 전달됩니다. 순수한 정기들이 어떤 신비한 통로를 통해 뇌에서 심장으로 즉시 모여들어 어떤 좋은 대상이 혹은 나쁜 대상이 제시되었는지를 가립니다. 심장은 즉시 그 대상을 추구하거나 피하기 위해 몸을 움츠리고, 동시에 도움을 받기 위해 다른 체액들을 끌어들입니다. 그렇게 쾌락에는 더 순수한 정기들이, 슬픔에는 우울한 피가, 분노에는 담즙이 축적됩니다. 상상력이 매우 불안하고, 경계하며, 격렬하다면 심장으로 또는 심장으로부터 대량의 정기들을 보내 더 깊은 인상과 더 큰 동요를 초래합니다. 또한 발동된 신체의 체액으로 인해, 체질 자체가 나빠지거나 잘 배치되기 때문에 정념은 더 길고 강해집니다. 따라서 이러한 종류의 모든 불안의 첫 번째 단계이자 근원은 손상된 상상력입니다. 이는 심장에 잘못된 정보를 제공하여 이러한 모든 변덕, 변화, 영기와 체액의 혼란을 일으킵니다. 이러한 교란으로 인해 신진대사가 방해받고 주요 부분이 크게 약화됩니다. 나바라 박사㊲가 몬타누스㊳에게서 우울증에 걸린 한 유대인에 대해 문의받았을 때 잘 지적했듯이 말입니다. 정신이 혼란스러워지면 영양분을 줄여야 하고, 나쁜 체액이 늘어나며, 우울한 피가 섞인 더럽고 걸쭉한 기운이 생겨납니다. 다른 부분들은 격렬한 격정에 의해 정기가 떨어져 나와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감각과 운동에 실패합니다. 마찬가지로 우리는 어떤 것을 보더라도 그것을 보지 못하며, 듣지만 그것을 인지하지 못합니다. 우리가 억제되지 않는다면 우리에게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따라서 나는 아놀두스㊴의 다음과 같은 의견으로 결론을 내릴 수 있습니다. 가장 강력한 힘은 상상력이며, 신체적 상태가 아닌 상상력만이 모든 우울증의 원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상상력이 이 질병을 일으키는 데 큰 영향을 미치고 그 자체로 매우 강력하기 때문에, 내 논의에서 잠시 벗어나 짧게 그 힘과 그것이 어떻게 이러한 변화를 일으키는지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 부적절하지는 않을 거라 생각됩니다. 어떤 사람들은 이러한 여담이 경솔하고 적절하지 않다고 싫어할 수도 있지만, 나는 베로알두스㊵의 의견에 동의합니다. "이러한 여담은 지친 독자에게 큰 즐거움을 주고 기분을 상쾌하게 하며, 불편한 위장에 입맛을 돋우는 소스와 같으므로 나는 기꺼이 그것을 사용하겠습니다."
1) Melancthon - 16세기 경 독일의 루터교 개혁가. 마틴 루터의 협력자였으며 교육 개혁에 일조하였다.
2) Fuchsius - 16세기 경 독일의 의사이자 식물 학자. 그의 주요 저작은 식물과 약으로서의 용도에 대한 방대한 책이다.
3) incubus - 민속에서 잠자는 여성과 성관계를 갖기를 원하는 인간 형태의 남성 악령. 전설적인 마술사 멀린이 인큐버스의 아버지였다고 한다. 일부 전통에 따르면 인큐버스나 서큐버스와 반복적으로 성관계를 하면 건강이 악화되거나 정신 상태가 나빠지며 심지어 사망할 수도 있다고 한다.
4) Lemnius - 16세기 경 네덜란드의 의사이자 작가.
5) Galen - 2세기 경 활동했던 의사로, 1000년 이상 의학에 큰 영향을 미쳤으며 많은 저서를 남겼다. 의학의 황제라고 칭송되었다.
6) Avicenna - 10-11세기 경 아라비아의 철학자. 근대 의학의 아버지라고 일컬어지기도 한다.
7) Crato - 누군지 찾지 못함.
8) Hildesheim - 누군지 찾지 못함.
9) Jacchinus - 누군지 찾지 못함.
10) Arculanus - 누군지 찾지 못함.
11) Rhasis - 누군지 찾지 못함.
12) Guianerius - 누군지 찾지 못함
13) Mercurialis - 누군지 찾지 못함.
14) Plutarch - 대략 기원후 46~120년에 살았던 그리스의 철학자이자 작가이다. 특히 영웅들의 전기를 쓴 [영웅전]으로 유명하다.
15) Picolomineus - 정확지는 않으나 교황 비오 2세를 말하는 듯하다. 교황 비오 2세는 15세기 가톨릭 교회의 수장이었으며 동시에 국제적으로 유명한 르네상스 인본주의자였다.
16) Democritus - 기원전 5세기말에서 4세기 초에 활동했던 고대 그리스 철학자. 원자론을 기반으로 한 우주론을 체계화시켰으며 유물론적 철학을 지향했다. 거의 동시대 사람이었던 플라톤의 관념론과 대립했다. (작가는 자신을 데모크리토스의 후계자로 자처하고 있다.)
17) Cyprian - 3세기 경 초기 기독교 작가.
18) Philostratus - 2세기-3세기 경 그리스에서 '아테네'인이라고 불렸던 궤변가.
19) Lodovicus Vives -16세기 경 스페인 출신의 학자이자 르네상스 인본주의자. 영혼에 대한 그의 믿음, 초기 의료 행위에 대한 통찰력, 감정, 기억 및 학습에 대한 관점은 그에게 현대 심리학의 '아버지'라는 칭호를 얻게 해주었다.
20) Stoics - 스토아학파는 그리스 로마 철학의 한 유파이다. 기원전 313년 제논이 아테네로 건너와 창시했다. 고통과 역경을 감정표출 또는 불평불만 없이 견딜 수 있는 상태 혹은 감정의 영향을 받지 않는 상태를 의미한다. '금욕주의적인'으로 번역하는 것은 다소 오역의 소지가 있다. 스토아학파의 본질은 고통이나 즐거움에 쉽게 휩쓸려서는 안 된다는 것이지 즐거움 자체를 거부하고 욕망 없이 사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따라서 '차분한', '초연한', '자기 절제적인' 등으로 번역하는 것이 더 적절하다.
21) Lipsius - 16-17세기 경 플랑드르 가톨릭 언어학자이자 철학자, 인문주의자. 그의 스토아주의는 많은 현대 사상가들에게 영향을 미쳤다.
22) ἀπαθής - 고대 그리스어로써 무정동, 무감각, 무관심, 평정을 뜻한다.
23) Seneca - 1세기 경 로마 제정 시대의 정치가이면서 후기 스토아학파의 대표적인 철학자이다. 네로 황제의 스승이기도 하다.
24) Cato - 로마에는 유명한 '카토'가 두 사람인데 같은 집안사람으로 여기서는 (소) 카토의 증조부인 (대) 카토를 가리킨다. 정치가이자 문인이다.
25) Io. Aubanus - 15-16세기 경독일의 인문주의자이자 민족지학자.
26) Lactantius - 3세기 경 초기 기독교 작가.
27) Pelezius - 누군지 찾지 못함.
28) Cain - 성경 창세기에 나오는 인물로 아담과 이브의 맏아들이다. 카인은 하느님께 자신의 농작물을 제물로 바치는 농부였는데 하나님이 그의 제물보다 그의 동생 양치기 아벨의 제물을 더 좋아함으로 질투심에 사로잡혀 동생을 죽였다. 이로 인해 카인은 하나님으로부터 저주의 표식을 받았다.
29) Austin - 누군지 찾지 못함.
30) Philo Judeus - 기원전 1세기 경 로마의 이집트 속주 알렉산드리아에 살았던 철학자.
31) Vives - 15-16세기 경 스페인 출신의 르네상스 인문주의자. 현대의 심리학의 일부 개념들을 확립함으로써 '현대 심리학의 아버지'라고 불리기도 한다.
32) Agrippa - 기원전 1세기 경 고대 로마 제국의 정치가이자 군인, 건축가이다.
33) Cardan - Gerolamo Cardano의 프랑스 이름. 지롤라모 카르다노는 16세기 이탈리아에서 활동했던 수학자이자 의사이고 점성술사이다.
34) Lemnius - 16세기 경 네덜란드의 의사이자 작가.
35) Suarez - 누군지 찾지 못함.
36) T. Bright - 누군지 찾지 못함.
37) Dr. Navarra - 누군지 찾지 못함.
38) Montanus - 누군지 찾지 못함.
39) Arnoldus - 누군지 찾지 못함
40) Beroaldus - 볼로냐의 대학에서 재직했던 수사학과 시학 교수
번역/해부/우울증의 해부/The Anatomy of Melancholy/Robert Burton/로버트 버턴/번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