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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곡도 Jun 17. 2020

친절한 금자씨


친절한 금자씨 / Sympathy For Lady Vengeance (2005)






정의를 위한 복수, 복수를 위한 분노, 분노를 위한 회한,


거기에 작위적인 미학까지 더해진다면


우리는 모두 친절해질 것이다.


우리의 삶은 동음이의어와 이음동의어처럼 부서진


조각들을 이어 붙인 스테인드글라스.


조각들 하나하나는 돌이킬 수 없이 엉망진창이지만


어느 순간 그것들이 하나의 그림처럼 보일 때


마치 그 그림을 위해 이 모든 것이 산산조각 나야 했고


또 이렇게 다시 모여 완성되어야 했음의 필연을 깨달을 때


(깨닫는다고 착각할 때)


비로소 웃을 것이다. 


우리는 웃기 위해 


울면서 태어났기 때문에.


그리고는 스테인드글라스가 다시 산산조각 나기 전에


세상이 다시 폐허가 되기 전에


또다시 울음이 터지기 전에


(우리의 삶에는 완성된 결말 따위는 없으므로) 


차라리 당장 죽기를 


소원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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