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 수영장

유젠느 얀손

by 곡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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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lottans badhus 해군 수영장 - Eugene Jansson 유젠느 얀손 (1907)






남성의 나체는 여성의 나체보다 외설적이다.


남성의 성기가 여성의 성기보다 외설적이기 때문이다.


여성의 성기는 감추어져 있어서


화가들은 여자모델에게 다리를 벌리도록 한다.


마치 침대에서 여자에게 다리를 벌리도록 하듯이.


그러나 남성의 나체는 자신의 성기를 숨길 수가 없다.


그것은 수치와 겸손, 고뇌를 모른다.


그래서 그것은 우리를 두렵게 한다.


심지어 그림 속에서도.


그림 앞에서는 모든 관객이 여성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만큼은 우리도 남자가 될 수 있다.


남성 전용 수영장에 들어갈 수 있는 건 남자 뿐이니까.


우리도 그들과 함께 당당하게 성기를 내민 채 햇빛을 쪼이자.


우리가 왜 나체를 두려워해야 하나?


왜 우리가 성기를 두려워해야 하지?


우리는 지나치게 타락했거나


혹은 지나치게 도덕적인 것이 아닌가.


그들의 나체는 따듯하게 빛나고


어깨와 성기는 편안하게 늘어져 있다. 그리고


인간적인 뒷모습과 단단한 엉덩이는


남자에게도 욕망을 일으킨다.


그래, 이 그림이 아름답다고 말해라.


남자가 아름답다고 말해라.


남자의 성기가 아름답다고 말해라.


우리가 왜 자신의 욕망을 두려워해야 하나?


우리의 욕망에는 아무 성별이 없는데.


그림에는 아무 성별이 없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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