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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형주 May 06. 2022

은혜

할머니와 나-12






느려진 발걸음

숨은 거칠고

갈 길은 먼데

산에서 달려오는

쫑긋한 귀 끝에 검은 털이 뾰족한

개호랑이

"할멈, 그렇게 가다간 

해떨어지겠네. 나를 타라구."

"망아지도 아니고 

너를 어떻게 탄다냐. 

나는 괜찮다."

"거참, 나도 은혜는 갚아야지."

다짜고짜 

할머니 뒤에서 

가랑이 사이로 

고개를 들이미니

아이 업은 할머니 다리가 

땅에서 붕 떠올라

"어매!"

놀라 

아이를 얼른

앞으로 안으면

"꽉 잡으라구."

개호랑이

망아지보다 빠르게

읍내로 달리며 한 말

"할멈, 나는 스라소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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