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와 나-18
가을걷이 끝나고
추곡수매도 끝나고
농촌 마을이 풍성해지는
늦은 가을
어촌 마을 보부상 아주머니들
머리에 한가득 건어물 이고
시골 구석구석 다니시네
아이 낳은 집엔 미역 주고
아이 많은 집엔 김 주고
돌아올 제사에 쓸 조기 주고
우리는 쌀도 주고
고추도 주고 참깨도 주고
돈 보다 귀한 것들
오고 가던 시절
그날은 할머니도
큰 김 한 장
사등분해서 나줘주셨지
"밥 묵고 아부지 마중 나가자."
추수가 끝나면
더 바빠지는
아버지의 자전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