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치사 상당구의 전체 고치기
말(言) 고기는 씹는 게 아닌 갈아 마셔야 합니다. 금방 태어난 아기는 고기를 씹을 수 없습니다. 그러기에 갈아 마실수 있도록 믹서로 갈아 주어야 합니다. 후치사 상당구도 죽처럼 갈아먹을 수 있도록 고기 근육막까지 믹서 칼질이 들어가야 합니다.
어떻게 고쳐야 할까요? 먼저 진열상품을 가져오겠습니다. 법제처 주석 1)의 『알기 쉬운 법령 정비』에서 냄새를 맡아보시죠. ▲ 에 관하여는: 는, 을/를, 에, 에 관하여 ▲ 에 대하여: 로 하여금, 는, 를, 에게, 에 대하여 ▲ 에 있어·에 있어서: 가 발생하여, 경우, 때, 로, 로 인하여, 시, 에서, 하는 경우, 하여, 하는 데(에), 할 때 ▲ 에 한하여: 에서만, 으로만, 에 한정하여 ▲ 에 한하다: 에/로 한정한다, 만, 만을 말한다, 만 해당한다 따위로 고친다고 풀이하였습니다. 고기만 좋아하는 육식주의자처럼 대부분 조사 고치기에 몰두하였지요. 그러다 보니 어미나 조사+용언으로 불판을 갈 수 있다는 걸 알려주지 않았습니다. 또한 하이에나처럼 토한 고기를 다시 씹듯이 다른 후치사 상당구를 쓰거나 일본어 투 형식 명사로 고쳐 쓰는 모순이 보입니다.
그럼 진열상품을 최초로 개봉하면서 다듬어 보시지요.
① 대행기관의 지정기준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법제처: 지정기준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은/→글쓴이: 지정 기준은)
② 농림축산식품부장관은 지방자치단체의 장에 대하여 …. (→법제처: 지방지차단체의 장으로 하여금/글쓴이: 지방자치단체 장에게)
③ 계약담당공무원은 공사의 도급계약에 있어서 계약상대자로 하여금 …. (→법제처: 도급계약의 경우, 도급계약을 하는 경우/→글쓴이: 도급 계약을 맺으려면)
④ 후순위권리자는 청산기간내에 한하여 그 피담보채권의 변제기 도래전이라도 …. (→ 법제처: 청산기간에 한정하여/→글쓴이: 청산기간에만, 청산기간 안에만)
⑤ … 보궐선거 등에 있어서는 그 선거의 실시사유가 확정된 날 ….
(→ 법제처: 보궐선거 등의 경우에/→글쓴이: 보궐선거 따위는, 보궐선거는)
풀이를 해드리겠습니다. ①번에서 '에 관하여'와 '사항'은 글 흐름을 보고, 의미가 없다면 빼주세요. ②번에서 '에 대하여'를 '으로 하여금'으로 가다듬었으나, 이미 죽은 말이므로 '에게, 한테' 따위로 다듬습니다. ③번에서 '에 있어서'를 '경우'로 수정하였으나, 조건의 어미 '려면'으로 손봐줍니다. ④번에서 '에 한하여'를 '에 한정하여'로 변경하였으나 '에만'으로 손질합니다. ⑤번에서 '에 있어서는' 대신 '경우'로 교환하였으나, '은/는'으로 다듬습니다. 말풍선을 달아보면 사항, 경우는 형식 명사이고, 으로 하여금, 에 한정하여 따위는 후치사 상당구입니다.
결론입니다. 그럼 어떻게 고쳐야 하는가? 하나는 앞에 어떤 명사가 오는지 보고 바로잡습니다. 앞말에 일반 한자어 명사가 오면 조사, 의존명사, 구, 부사 따위로 받아줍니다. 동사성 한자어 명사가 오면 어미로 매끄럽게 합니다. 또한 '에' 대신 '와/과, 을/를' 따위로 교환하거나 전체를 조사+용언으로 형태를 바꿀 수도 있고, 하다, 되다, 이다 따위로 손봐줄 수도 있습니다. 자세한 것은 붙임을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주인공은 항상 시간에 늦게 나타내는 법입니다.
주석 1) 법제처, 알기 쉬운 법령 정비, 제9판 (서울: 행복한 나무, 2019), 31-47쪽, https://www.moleg.go.kr/board.es?mid=a10108030000&bid=0001&act=view&list_no=191536&tag=&nPage=1&keyField=&keyWord=&cg_code=, (2021.10. 31. 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