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행은 장마, 행복은 소나기

나열·동시의 후치사 상당구: 에 이어, 와/과 동시에

by 홍단근

권정생 님의 『몽실언니』를 읽다 보면 불행에 이어 불운이 옵니다. 배고파서 아버지와 생이별하고, 새아버지 때문에 몽실이 다리도 다칩니다. 6.25를 겪으면서 마음씨 고운 새어머니 북촌댁이 죽음과 동시에 아버지도 끌려가지요. 불행은 그만 오라는 지긋지긋한 장마와 같습니다. 하지만 행복은 반짝 내리는 소나기처럼 잠깐 왔다가 가지요. 나이를 먹어 갈수록 불행에 이어 다른 불운이 오고 불행은 다른 비운이 동시에 오는 것을 보니 소설 속 이야기만 아닌 것 같습니다. 불행의 여신이 쏟 눈물 화살이 언제 어디서 날아올지 알지 못해 오늘 하루도 그 과녁은 제 과녁이 아니길 가슴 조이면 살아갑니다. 이처럼 마음 과녁에 연이어 꽂히는 계속이나 동시를 나타내는 말을 알아봅시다. 계속이나 동시는 비슷하기에 여기서는 양팔에 빗대겠습니다.


오른팔인 계속을 나타내는 ‘(데)에 이어, 에 뒤이어’가 있습니다. 앞말에 한자어 명사가 오면 ㄹ뿐더러, 뿐만 아니라, 에다가, 와/과, 할뿐더러 따위로 받아줍니다. “아버지에 이어 아들까지 노름에 미쳤다.”는 “아버지에다가 아들까지 노름에 미쳤다.”라고 신을 벗으세요. 앞말에 동사성 한자어 명사가 오면 계속·나열의 어미로 교환권을 쓰세요. 고, 고서, 며, 면서, 아/어/여, 아서/어서/여서, (으)면서 따위로 자리를 바꾸세요. “애국가 제창에 뒤이어 묵념을 했다.”는 “애국가를 제창하고 묵념을 했다.”라고 메뉴를 바꿉니다.


왼팔인 동시를 나타내는 ‘와/과 더불어, 와/과 동시에, 와/과 아울러, 와 함께' 따위가 있습니다. 동시를 나타내는 와/과 더불어, 와/과 아울러, 와 함께는 그대로 쓰거나, 와/과, 이랑, 하고 따위로 재주문을 하십시오. “그녀는 딸과 함께 산다.”는 “그녀는 딸이랑 산다, 그녀는 딸하고 산다.”와 같은 의미가 있습니다.


다만 앞말에 동사성 한자어 명사가 오면 거니와, 계속·나열의 어미로 환급해주세요. “최신 기술 소개와 더불어 업계 현황을 설명하다 ”는 “최신 기술을 소개하고 업계 현황을 설명하다.”로 환불하시고, “둘째 아이 출산과 동시에 주말부부가 되다.”는 “둘째 아이를 출산하면서 주말부부가 되다.”라고 돌려받으세요. 소개(하다), 출산(하다) 따위는 동사성 한자어 명사입니다.


양념을 더 보태면 와/과 더불어, 와/과 동시에, 와/과 아울러, 와 함께 따위는 '에 따라서'와 비슷한 뜻이 있습니다. “해녀들의 고령화가 계속됨과 더불어 해녀 인구가 감소했다.”는 “해녀들의 고령화가 계속됨에 따라서 해녀 인구가 감소했다.”와 같은 말입니다. "해녀들이 계속 나이가 들어가면서 해녀 인구가 감소하였다."라고 하시죠. 그리고 와/과가 없어진 남은 반찬인 더불어, 아울러 따위는 접속부사로도 사용됩니다.


식당 문 닫을 시간이 되었습니다. 계산을 마무리해야죠. 계속·동시의 와/과 더불어, 와/과 동시에, 와/과 아울러, 와 함께, 에 따라서 따위는 블랙 컨슈머(불량 고객)입니다. 그러기에 와/과, 하고, 이랑 따위와 같은 단골손님들도 등을 돌리게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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