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에 소금 뿌리는 금일 한정 특가

한정의 후치사 상당구: 에 한하다, 에 그치다, 을/를 제하고

by 홍단근

간단한 요깃거리 사려고 가족과 할인마트에 갔습니다. 이래저래 둘러보다가 ‘금일 한정 특가’에 눈이 뒤집힙니다. 한정 상품 마케팅에 미끼 냄새를 맡은 물고기처럼 허둥지둥 달려갑니다. 무겁기만 하고 굳이 필요 없는 물건을 카트가 “양심이 없네.”라고 말할 때까지 이삿날 짐짝처럼 마구마구 구겨 넣습니다. 욕심이 목구멍까지 차서 양손에 들고 계산대 앞에 섭니다. 계산하고 나면 왜 이리 가슴이 시릴까요? 집에 오면서 머릿속은 벌써 물건을 어떻게 처리할지 자기 합리화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한정’은 심장에 소금을 뿌리기에 한없이 쪼그라듭니다.


그럼 한정을 나타내는 말을 살펴보시지요.

에 한하다, 에 한정하다/로 한정하다 따위는 '만, 에서만, 으로만, 까지, 은/는' 따위로 고칩니다. 헌법 33조 2의 “공무원인 근로자는 법률이 정하는 자에 한하여 단결권, 단체교섭권 및 단체행동권을 가진다.”는 “공무원인 근로자는 법률이 정하는 사람만 단결권과 단체교섭권과 단체행동권을 가진다.”로 손바꿈을 해주십시오. “오늘에 한해 할인을 해준다.”는 “오늘만 할인을 해준다, 오늘까지 할인을 해준다, 오늘은 할인을 해준다.”라고 환수하십시오. “참석한 사람으로 한정해서 선물을 준다.”는 “참석한 사람만 선물을 준다.”라고 환급하십시오.


뒤에 배울 '한'과 관련하여 밑밥을 미리 좀 깔아봅니다. 한(限)은 제한, 한정을 나타내지만 다양한 형식 명사로 사용됩니다. 조건, 양보, 최상을 나타내지요. "여력이 되는 한 돕겠다."는 "여력이 된다면 돕겠다."라고 받아주고, "죽는 한이 있더라도 부탁은 하지 않겠다."는 "죽더라도 부탁은 하지 않겠다."라고 맞바꿈 하고, "할 수 있는 한 노력해라."는 "할 수 있는 힘껏 노력해라."라고 되돌립니다.


한정 마케팅과 비슷한 특별 가격 마케팅으로는 '에 그치다.'가 있습니다. 이것은 ‘뿐이다.’가 어울립니다. “실제 참가한 회사는 50개에 그쳤다.”는 “실제 참가한 회사는 50개사뿐이다.”가 됩니다.


마지막으로 비슷한 줄 세우기 마케팅으로는 을/를 제외하고, 을/를 제쳐두고, 을/를 제하고 따위가 있습니다. 이것은 ‘말고, 을/를 빼고’ 따위로 환원합니다. “한 과목을 제외하고 모두 백점을 맞았다.”는 “한 과목을 빼고 모두 백점을 맞았다.”가 되고, “나를 제쳐 두고 너희끼리 놀러 갈 수 있니?”는 “나 말고 너희끼리 놀러 갈 수 있니?”라고 대체합니다. “생활비를 제하면 모울 수 있는 돈이 거의 없다.”는 “생활비를 빼면 모울 수 있는 돈은 거의 없다.”가 됩니다.


참고로 '을/를 제쳐두고'는 다른 자아가 있습니다. 곧 두 번째 자아로는 '을/를 연기하다'로 변신할 수 있고, 세 번째 자아로는 '어쨌든, 여하튼, 하여튼' 따위로 탈바꿈합니다. “만사를 제쳐두고 결혼식에 참석하다.”는 “만사를 연기하고 결혼식에 참석하다.”로 맞교환할 수 있고, “명목을 제쳐두고 텔레비전에 출연할 수 없다.”는 “명목이 어쨌든 텔레비전에 출연할 수 없다.”로 맞바꿉니다.


마트가 문을 닫는다고 하니 오늘 산 물건을 정리해보시죠. 에 한하다, 에 한정하다, 에 그치다, 을/를 제외하고, 을/를 제쳐두고, 을/를 제하고 따위는 한정을 나타내므로 만, 에서만, 으로만, 까지, 은/는, 뿐, 말고 따위의 상품으로 환불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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