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지갑을 채워주는 넉넉한 마음 계좌

첨가의 후치사 상당구: 에 더하다, 에 한하지 아니하다

by 홍단근

어릴 적 엄마 손을 잡고 간 5일장은 첫사랑처럼 설레었습니다. 맛있는 풀빵을 먹을 수 있기에 마늘종(마늘 꽃줄기)을 다라이(대야)에 싣고 첫 버스를 타고 갑니다. 얼른 팔아 풀빵을 사 먹으려면 좋으련만, 한낮이 되어도 손님은 보이지 않고, 야속한 마늘종은 "나를 팔아 풀빵을 잡수시길 쉽지 않소."라고 조롱합니다. 이윽고 총각무처럼 새파란 학생이 어린 동생 손을 잡고 마늘종 한 단을 사 갑니다. 엄마는 작은 돈을 받고 떠나가는 학생에게 덤에 더하여 덤을 줍니다. 엄마에게 "그렇게 퍼주다간 풀빵 하나도 못 사 먹겠다."라고 돼지 입술처럼 입이 툭 튀어나온 채 한 마디를 쏘아붙입니다. 나중에 생각해 보니 엄마는 가난한 지갑을 채워주는 넉넉한 마음 계좌가 있었습니다. 그 시절은 너도 나도 가난해도 마음속 정(情)의 잔고에는 인심이 넘쳐났습니다. 이제부터 덤과 같이 첨가를 나타내는 말을 살펴보시지요.

첫째 '에 더하다, 에 덧붙이다, 에 추가하다' 따위가 있습니다. 앞말에 일반 한자어 명사가 오면 데다가, 뿐만 아니라, 에다가 따위로 받아줍니다. “담배에 건강 경고 문구에 더하여 경고그림을 붙여야 한다.”는 “담배에 건강 경고 문구에다가 경고그림을 붙여야 한다.”가 됩니다. 또한 앞말에 동사성 한자어 명사가 오면 'ㄹ거니와, ㄹ뿐더러, 으려니와' 따위로 맞교환해줍니다. “주변국 협력 증진에 덧붙여 다자외교를 확대해 나갈 것이다.”는 “주변국 협력 증진을 할뿐더러 다자외교를 확대해 나갈 것이다.”라고 바꿔줍니다. 참고로 ‘에’가 사라진 더불어, 덧붙여 따위는 접속부사로도 사용됩니다. 쪼가리를 달면 증진(하다)는 동사성 한자어 명사입니다.

둘째 부정문을 활용해서도 첨가를 나타낼 수 있습니다. 에 한하다, 에 그치다 따위와 반대말인 에 한하지 않다, 에 한정하지 아니하다, 에 그치지 아니하다 따위가 있습니다. 이때는 에 더하다 따위와 같은 방법으로 고치거나 ‘을/를 넘다’로 변경하면 됩니다. “법익은 형법에 한하지 않고 모든 법에 적용된다.”는 “법익은 형법을 넘어 모든 법에 적용된다.”라고 도로 받습니다. “빈부격차는 미국에 한정하지 않고 전 세계가 겪고 있다.”는 “빈부격차는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겪고 있다.”가 되고, “범칙금 부과에 그치지 않고 구류 처벌까지 받다.”는 “범칙금 부과에다가 구류 처벌까지 받다.”라고 맞받아칩니다.

덤으로 첨가를 나타내는 말은 계속·동시를 나타내는 단어와 비슷합니다. “빈부격차는 미국에 한정되지 않고는 전 세계가 겪고 있다.”는 “빈부격차는 미국에 이어 전 세계가 겪고 있다.”와 비슷비슷합니다. 그리고 '와/과'가 사라진 자투리인 더하여, 덧붙여 따위는 접속부사로도 사용됩니다.

물건을 떨이할 시간이 되었습니다. 첨가의 에 더하다, 에 한하지 않다 따위는 에다가, 에다가, ㄹ거니와, ㄹ뿐더러 따위로 새롭게 교환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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