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피(happy)한 직장 생활을 꿈꾸며 새로운 일터로 출근했다.
새로운 과에 들어오니 공기부터 싸늘하다.
선임자는 상사와 친분을 활용해 자기 업무를 신입생에게 떠넘겼다.
회사 분위기를 파악하기도 전에 책상에 쌓인 일거리부터 처리해야 했다.
업무를 처리하려고 해도 모르는 내용이 많아 어느새 혓바늘이 돋고 혀끝이 아렸다.
신입은 바늘을 깐 의자에 앉아 있는 기분일 것이다.
행복감에 충만했던 신규 직원은 며칠이 지나자, 바늘에 찔린 풍선처럼 찌그러졌다.
베짱이만큼 배짱도 없어 어색한 침묵만이 흘렀다.
그가 말주변이 없어서 가만히 있는 것이 아니다.
죽을 지경이라서 목을 쥐어짜는 소리로 윗사람에게 하소연하고 싶다.
그러나 맡은 지 얼마 안 되어서 힘들다고 하면 선입견을 달고 살아야 할 수 있다.
“다들 그런 과정을 겪었다. 처음부터 해보지도 않고 ….”
라는 말을 들을 수 있어서, 입가에만 맴돌다가 개장수 만난 누렁이처럼 꼬리부터 내리기 바쁘다.
자신의 문제로 다른 이에게 피해를 주고 싶지 않다.
심성이 고운 이는 우울을 권리로 사용하지 않으려고, 어둠의 기운을 주위에 풍기지 않으려고 나름대로 발버둥을 쳤다.
참깨 한 톨만큼 용기가 나오지 않는다며 자책했던 적은 없는가.
조금 까칠하고 예민하면 어때!
세상은 순두부처럼 순한 이도 있고, 새우 칼국수처럼 칼칼한 자도 있기 마련이다.
모든 이와 잘 지내려는 사고는 버리자.
삶을 온전하게 지키려면 자기중심의 선량한 이기주의가 필요하다.
스스로 돌볼 수 없는 이타주의는 공허한 메아리일 뿐이다.
최소한의 자기를 지킬 자신감을 가져라.
라텔은 벌꿀오소리로 기네스북에 등재된 제일 용감한 동물이다.
몸무게와 대비하여 최강의 전투력을 지녔다.
사자가 앞을 가로막아도 녀석은 위풍당당하게 “나는 내 길을 갈게”라면서 뻔뻔스럽다.
백수의 왕이 건드리면, 날카로운 이빨을 드러내며, 으름장을 놓는다.
새우깡 한 입도 안되는 놈이 악으로 깡으로 부딪치니 오히려 덩치 큰 육식동물은 기가 죽었다.
오소리처럼 절대 기죽지 말자.
눈을 지그시 감고 다 떨쳐버리고 싶은데 걱정되는가?
그렇다면 거절이 아닌 수락을 전제로 대안을 제시하라.
그런 방법은 직접 부딪치는 감정의 소모를 막고, 상대방은 오히려 ‘재 만만치 않네, 야무지네’라고 다시 볼 것이다.
인생을 회피할수록 언해피(unhappy)하다.
살아가면서 너무 착하지 말자.
이 세상에서 호불호를 말하는 용기가 있는 이는 드물다.
불복종을 배우는 길을 멀고 험하다.
강자가 세계를 움직이는 것 같지만, 예민한 이가 존재하기에 사회가 돌아가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