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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래 Oct 31. 2018

필살기

[Day 96]

상황에 따라 쓰는 필살기가 조금씩 다릅니다.


#일하다 난관에 봉착했을 때

가끔은 smart working = hard working 인 것 같아요. 그만큼 내가 그 일에 몰입하지 않아서 솔루션을 찾지 못한다고 생각해요. 문제를 앞에 두고 생각은 뱅뱅 맴돌기만 할 때, 논리와 프레임을 정비한 다음 닥치고 파고듭니다. 몇 기가짜리의 데이터를 뒤지기도 하고, 밤새도록 리포트를 쓰기도 해요. 그러다 보면 실마리가 보이고 일은 한 발짝 진척되어 있고, 결국 수수께끼는 해결됩니다.


#도움을 청할 때

솔직하게 말합니다. 내가 이러저러 해서 당신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하지만 당신이 도와준다면 나는 이러저러한 것을 해줄 수 있고, 내게 지금 당장 당신에게 돌려줄 것이 없다 해도 앞으로 이러저러한 기회를 통해 꼭 되갚겠노라고. 재고 따지고 속이고 기만하는건 반드시 '거짓말'을 동반하기 마련인데, 이런 거짓말들을 덮으려면 또 다른 거짓말이 필요하고, 그걸 덮으려면 또 다른 거짓말이... 끝도 없죠. 그만큼 머리가 좋을 수도 없고, 다른 사람들이 묵인하지도 않을 테니까요. 살면서 타인의 도움을 구한 적은 몇 번 없지만 작은 일이라도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하다면 늘 뱃속에 있는 걸 솔직하게 꺼내놓고 시작했습니다. 물론 그래서 끝도 좋았어요. 좋은 우군을 얻게되는 건 덤.


#누군가에게 비난 받았을 때

언젠가 라디오에서 들은 말인데('잠-깐-만' 코너였던 것 같아요), 상대가 나를 모욕하거나 비난한다면 그건 '받지 않는 선물' 취급하라더군요. 너는 그걸 내게 줬지만, 나는 그게 필요하지 않아, 안 받을거임, 반사. 그렇게 생각하고 나면 그냥 아무렇지 않아져요. 


#내가 나를 비난할 것 같을 때

정신승리가 짱입니다. 한동안 인터넷에 떠돌던 유머처럼 그냥 모든 일에 '훗, 이건 역시 내가 귀여운 탓인가'를 붙여버리면 돼요. 

그때 그 얘길 왜 거기서 했지? 바보 같다. (이불팡팡) -> 훗, 그건 역시 내가 귀여운 탓이겠지.

오늘 또 늦잠잤다! 공복 운동은 언제 해보나! -> 훗, 그건 역시 내가 귀여운 탓이겠지.

이번 달 카드값 실화냐... -> 훗, 그건 역시 내가 귀여운 탓이겠지.

위의 예시는 극단적인 농담에 가깝지만, 꼭 저 멘트가 아니더라도 스스로가 인정할 수밖에 없는(너무 말이 안 되니까 오히려 납득하게 됨) 이유를 붙여서 정신에 보호막을 씌워버립니다.

나의 제안을 상대가 거절할 때도 마찬가지. 그냥 저 사람은 나의 '제안'이 필요하지 않은 것 뿐. 나라는 존재를 거절한 건 아니니까...이러고 그냥 돌아서면 잊어버리고 말게 되는 거죠.


번외로, 자존감 편에서 말씀드렸던 필살기.

#자존감이 떨어지는 것 같을 때

2NE1의 <내가 제일 잘나가>를 스무 번 반복해서 듣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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