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 95]
'산다'의 뒤에 다른 말들이 붙으면 그냥 '산다'와 그 의미의 결이 조금씩 다르게 와닿는 것 같습니다.
살아있다, 살아진다, 살아보다, 살아낸다, 살아보이다, 살아간다...
며칠 전 자정 넘은 시각, '지금 이 밤은 어떤 색, 어떤 냄새일까' 문득 궁금해져서 테라스로 나가 어닝을 걷고 밤하늘을 한참 바라보았습니다.
머리 위에 북극성이 떠 있고, 여기 내 삶이 있었습니다.
살아간다는 건 그런 것 같습니다.
살면서 가끔 하늘을 쳐다보는 일.
내가 앞으로 가야 할 먼 길을 내다보는 일.
그러면서 끝도 모를 일이라고 한숨짓지 않고 그렇다고 쉬이 희망을 단정하지도 않고 그저 묵묵히 걸어가는 길.
살아,간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