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오면 컴퓨터가 없다.
대신 안마의자가 있다.
이사 오기 전까지는 집이 곧 사무실이었다.
식탁 위에는 늘 노트북이 펼쳐져 있었고,
소파는 잠깐 앉아 숨을 고르는 공간이 아니라
빨래를 올려놓거나 그저 스쳐지나가는 곳이었다.
지금은 다르다.
현관문을 열고 들어오면 자연스럽게 안마의자에 몸을 맡기게 된다.
버튼을 누르면 기계가 묵직하게 어깨를 눌러준다.
한번 그 나른함을 맛보고 나니, 그 편안함을 의지로 거부하기가 오히려 어렵다.
휴식이 ‘결심’이 아니라 ‘자동 반응’이 되었다.
사실 나는 2년 가까이 “제대로 쉬고 싶다”는 주제로 고민했다.
코칭도 받았고, 나름 의미 있는 변화도 있었다.
일의 구조를 조정하고, 생각의 프레임도 바꿨다.
그런데 가장 큰 변화는 전혀 다른 곳에서 일어났다.
작년 여름 친정 근처로 이사를 하고, 사무실을 따로 얻고, 집에 안마의자를 들이면서부터였다.
환경이 바뀌자 행동이 바뀌었다.
행동이 바뀌자 몸이 먼저 반응했다.
이사 오기 전에는 새벽 6시에 일어나 아침 달리기를 했다.
몸을 관리해야 한다는 생각이 강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렇게 꾸준히 달렸는데도
몸이 건강해진다는 느낌은 거의 들지 않았다.
체중도 마찬가지였다.
4kg 정도 감량하고 싶었는데, 2kg 빼는 것도 꽤 버거웠다.
지금은 다르다.
운동을 거의 하지 않아도 2kg 정도는 금방 빠졌다.
특별히 덜 먹지도 않는다.
객관적으로 보면 이유는 단순하다.
수면이 늘었고, 스트레스가 줄었다.
스트레스가 줄었다는 건 이런 의미다.
아이들과 웃는 날이 많아졌고,
소파에 앉아 멍하니 있는 시간이 생겼고,
남편과 함께 미스트롯 같은 TV 프로그램을 본다.
바쁘게 살던 시절에는 거의 하지 않던 일들이다.
그런데 그렇게 살다 보니,
살은 빠지고, 몸은 가벼워지고, 피부도 좋아진 것 같고(이건 내 생각이지만),
일의 집중력과 판단력은 오히려 더 좋아졌다.
일을 덜 하는데, 더 큰 일들을 벌이게 되고, 기회도 더 많이 들어온다.
말뿐인 성장이 아니라, 결과로 확인된다.
꽤 신기한 경험이었다.
이 경험을 하면서 확신이 더 생겼다.
사람을 바꾸는 것은 의지나 동기부여가 아니라,
시스템과 구조가 더 클 수 있다는 생각이다.
나는 도로 위에 색깔 있는 유도선을 만든 사람을 참 고맙게 생각한다.
10년 넘게 운전을 했지만, 여전히 운전대만 잡으면 긴장하는 편이다.
그런 나에게 유도선은 생각할 필요 없이 따라가면 되는 안전장치다.
시스템을 만들어준 사람 덕분에 편리하게 살아간다.
사람의 감정과 의지는 하루에도 몇 번씩 흔들린다.
그 불안정한 것을 믿기보다,
인간의 본성과 환경, 구조와 시스템을 믿는 편이 훨씬 안전하다.
이번 경험은 그 믿음을 더 단단하게 만들었다.
그래서 앞으로 내가 추구하는 코칭은 조금 다르다.
“열심히 달려봅시다”라고 말하는 코칭이 아니다.
“마음을 다잡아봅시다”라고 독려하는 코칭도 아니다.
나는 ‘변화의 구조를 만드는 코치’ 가 되려고 한다.
공감은 덜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자책은 훨씬 줄어들 수 있다.
그리고 변화는 훨씬 빠를 수 있다.
사람이 스스로를 채찍질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움직일 수 있는 환경을 설계하는 것.
의지가 아니라 구조가 행동을 이끌도록 만드는 것.
궁극적으로는,
누구나 자신의 삶을 너무 무겁게 짊어지지 않고,
' 삶을 게임처럼 살아가도록 ' 돕고 싶다.
이번 이사를 통한 경험은 나에게 그 가능성을 몸으로 보여준 사건이었다.
" Not motivation. Human structure. "
- 시작을 돕는 라이프코치, 지금코치 -
ps. 앞으로도 저는 라이프 코칭과 코칭교육을 통해 사람의 변화를 최전선에서 경험할 것입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느낀 [ 사람의 변화구조에 대한 인사이트 ] 를 진솔하게 공유하겠습니다.
내용이 유용하게 느껴진다면, 저와 친구가 되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