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의 헤어짐

소중함을 깨닫는 시간

by 지오바니

다시 혼자가 되었다.

고작 한 달의 헤어짐인데도 서울행 비행기를 타러 가는 꼼군과 아이의 뒷모습이 보이지 않을 때까지 그 자리에서 한참을 서 있었다. 불과 몇 달 전까지만 해도 1년을 혼자 영국에서 공부하겠다고 결심했던 사람이 맞는 건지 의심이 될 만큼 잠깐의 헤어짐에도 꾸역꾸역 넘긴 아침이 가슴에 콱 막힐 만큼 마음이 휑하다.

엄마 혼자서 외로우면 어떡하냐고 그 작은 몸으로 엄마를 꼭 끌어안는 아이에게 애써 담담히 엄마 외롭지 않게 꼭 하루에 한 번씩 화상통화하자고 손가락 걸고 약속했다.


어딘가에서 본 문구가 생각난다.

'혼자 있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이 진짜 강한 사람이다.'

나는 강한 사람은 못 되는 것 같다. 나는 혼자가 서툰 사람이다. 내가 언제 혼자였지?라고 되짚어 보니 십여 년 전 유학생 시절이 떠오른다. 가족도 친척도 없는 머나먼 타국에서 지독히도 외로웠던 시절. 가끔씩 혼자 방안에 있다가 '이렇게 살다가 내가 죽으면 며칠 후에 발견될까.......'라는 생각이 자연스러웠을 만큼 끔찍하게도 외로움을 탔다.

겁도 많아 해가 지면 문밖을 나서지도 못했던 나는, 친구를 사귈 기회도 별로 없었다. 학교에서는 수업이 끝나자마자 학비를 벌러 총알같이 뛰쳐나가야 했고 술도 못 마시는 내가 할 수 있는 거라곤 고작 온종일 책상 앞에서 라디오를 듣는 거였다. 벼룩시장에서 3.5파운드에 산 구형 SONY 라디오를 벗 삼아 집에서 쉬는 날이면 하루 종일 음악을 들었다. More Music, Less Talk이라 간간히 읊조리며 끊임없이 음악을 들려주던 그 채널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


그 외로움이 치가 떨리게 싫어 한국에 돌아왔고 이제 내겐 평생을 함께 할 사랑하는 남편과 아이가 있다. 그 사실만으로도 내 인생의 절반은 성공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언제나 내 편이 되어줄 그들이 있기에 지금의 내가 있고 또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서 자신 있게 내 인생을 살아갈 수 있음을 깨닫는다.


비행기 한 시간이면 닿을 수 있는 곳에서의 잠깐의 공백이지만, 이 시간이 내게 그들의 소중함을 한번 더 일깨워주고 있으니 그것만으로도 이 시간의 가치는 이미 증명된 셈이다.





매거진의 이전글자아성찰의 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