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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오바니 May 27. 2021

미래를 위해 오늘을 희생하는 삶

준비하다 준비하다

 피터 드러커는 미래에 투자하지 않고 눈앞의 것만 좇는 사람들에게 "오늘을 위해 미래를 희생" 하는 사람들이라고 했다. 하지만 의 삶을 돌아보면 역으로 미래를 위해 오늘을 희생하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언제 어떤 형태로 올 지 모르는 미래를 위해 오늘은 참고 인내하고 버티는 삶을 사는 것. 그렇게 미래를 준비하는 삶이 책임감 있는 행동이며 그렇게 사는 것이 옳다고 믿었다. 그런데 최근 읽은 책에서 본 어떤 작가의 말이 내 뒤통수를 심하게 때린다.


그런데 그거 알아요?
내일은 항상 내일에 있는 거?


 너무 당연한 것을 말하고 있는 이 문장은 나를 한참이나 멍하게 만들었다. 항상 언젠가 혹은 미래에, 이것도 아니면 나중에를 끊임없이 주문처럼 되뇌며 살았다. 언젠가 올 미래를 위해 오늘은 덜 쓰고 참고 견디며 사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내게 이 문장은 처음으로 의문을 던졌다. '내가 맞게 살고 있는 것일까?'


 언젠가 내 집이 생기면 예쁘게 꾸미고 살자며 10년 전 신혼살림으로 장만한 낡디 낡은 소파가 불편해도 '나중에'를 외치고, 때가 되면 아이방도 예쁜 가구를 놓아주겠다며 알록달록 키즈용 가구들을 구경한 것만 몇 년째. 그 사이에 아이는 이미 클 대로 커 버렸으니 내 집이 생길 미래에는 아동용 가구는 더 이상 필요 않을 것이 자명하다. 서적 풍요로움과 건강을 유지할 수 있는 레저활동도 들어갈 비용을 생각하니 조금 더 여유 있을 미래에 하자며 번번이 내일로 미뤄버린 지 오래다.  곁에 계시는 부모님께도 나중에 더 여유가 있어지면 효도하자며 눈 질끈 감고 보낸 늘이 도대체 얼마인가.


 미래의 내가 현재의 나보다 중요 수 없다. 러니 래에 느낄 행복이 지금의 그것보다 클 리도 없다. 게다가 부모님은 언제까지 기다려 주실지  수 없는데 왜 미래계로 오늘의 게으름과 불편함, 불효를 합리화하고 있나. 이제 와서 생각해보니 의아하기 그지없다. 금을 조금 누린다고 YOLO(You Only Live Once)족이 되어 오늘만 살 것처럼 펑펑 쓰며 살 것도, 그렇게 살 여유도 없는데 무엇이 그렇게 두려운 걸까.


 지금은 현재 나만이 누릴 수 있는 것들이 있고 나중엔 하고 싶어도 하지 못 할 일들 수두룩 할 텐데 하나만 알고 둘은 몰랐던 바보였다.


 오늘을 어떻게 살아야 미래에 저당 잡힌 현재가 되지 않을 수 있을까? 그저 마음 가는 대로 하고, 사고 싶은 것을 사면 되는 걸까. 만나고 싶은 사람이 있으면 만나고, 가고 싶은 곳이 있으면 다녀오고, 하고 싶은 일이 있으면 더 이상 귀찮아하지 않고, 내일로 미루지 않으면 되는 걸까. 그렇게 살면 풍족한 하루들이 쌓여 내가 상상만 하던 그 미래가 되어 있는 것일까.

 직 어떻게 해야 할지 명확한 답이 떠오르지는 않지만 적어도 미래가 지금과 동떨어진 다른 세계가 아니라 행복한 오늘이 쌓여 만들어지는 현재 진행형인 것임을 깨닫게 되었다.


 이런 내 마음을 대변하는 듯 이적의 노래 가사가 내 귀를 사로잡는다


<준비> by 이적


내 인생은 단지 무언가를 위한 준비인가
준비하고 준비하고
혹 다가올 언젠가를 위한 연습인가
연습하고 연습하다
저물어 가는 것은 설마 아니겠지
준비하고 준비하다
그렇게 끝나버리는 건 아니겠지
연습하고 연습하다
내 지금은 단지 무언가를 위한 준비인가...


 지금처럼 미래를 준비만 하 대비만 하다 어느 순간 저물어 버리는 인생이 되지 않기 위해 바로 오늘, 지금부터 더 나은 내일을 만들어 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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