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른쪽 팔이 90도 이상 올라가지 않고 잘못 움직이면 강한 통증 때문에 '악!' 소리를 내며 주저앉기도 여러 번. 나이 50이 되려면 멀었는데 직업병일까. 벌써 오십견이 왔는지 벌써 세 달 째 도수치료에 물리치료에 병원문이 닳도록 다녀도 별 차도가 없다. 몸이 아프니 안 그래도 조용한 사람이 말수가 더 적어졌다. 아마도 이른 나이에 오십견이란 말에 침울해진 것 같다. 나도 덩달아 기분이 가라앉아 매일 파스도 붙여주고 마사지도 해 주며 나아지길 바라지만 한번 아픈 근육은 쉬이 돌아오지 않는다.
그러던 꼼군이 오늘은 얼굴이 시뻘게질 만큼 크게 웃고 있다. '무슨 일이지?'
"나 사실 팔이 이러니 좀 우울했는데 알고 보니 친구들이 다 한 번씩 겪었데. 한 친구는 지금 6개월째 치료 중이고... 내가 너무 심각하게 생각했었나 돌이켜보니 좀 웃기더라고. 다들 겪는 건데... 친구들도 창피해서 말 못 했었나 봐." 오랜만에 짓궂은 얼굴로 웃고 있는 그를 보니 나도 안도의 웃음이 나왔다. 그리고 한 친구가 효과를 보고 있다는 물리치료를 더 열심히 받아 보기로 했다.
이래서 또래 친구들이 편한 건 가? 동병상련에 그의 아픔이 심정적으로라도 조금 덜어지는 걸 보니 좋지 않은 순간도 함께 겪어낼 사람이 있다면 견딜 만 해지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휴직 중인 친한 언니와 나도 요즘 동병상련 중이다. 둘 다 어떤 일이든 할 수 있다는 마음으로 새로운 곳에서 다시 시작하기 위한 준비를 하느라 마음이 바쁘다. 좋은 정보가 있으면 서로 알려주기도 하고 응원도 하며 몸은 멀어도 마음은 함께 이 시간을 버텨내고 있다. 이렇게 서로를 응원하며 상대방이 진정으로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은 나 자신에게도 큰 힘이 된다. 상황을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도와주고 지금 내게 주어진 일에 집중하면서 '열심히 했으니 오늘도 잘 살았다'며 편한 마음으로 잠들 수 있게 해 준다.
어렵고 힘들고 아픈 일일수록 겉으로 끄집어내어 이야기하는 것이 필요하다. 아픔은 나누면 반이 된다고 하지 않던가. 문제나 고민거리가 있을 때 입 밖으로 꺼내어 말로 하거나 글로 적으면 핵심 문제가 무엇인지 더 쉽게 알 수 있다. 또 아직 일어나지 않았거나 일어날 확률이 없는 고민은 절로 정리가 된다. 그리고 생각보다 사람들의 생각은 비슷하고 그렇기에 대체로 비슷한 경험들을 많이 하며 살아간다. 분명 그들을 통해 내가 생각지 못한 기회나 해결의 실마리를 얻게 되는 행운이 찾아올 수도 있다.
지금 내가 겪고 있는 일이 누군가가 이미 겪었거나 또 겪고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니 위안이 된다. 그리고 내일은 지금보다는 더 나아지리라는 믿음이 생긴다. 눈 앞에 닥친 일에 너무 매몰되어 나를 힘들게 하지 말자. 이 또한 지나가리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