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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ozak Mar 04. 2021

우울이라는 이름에 숨겨진 아픈 마음

: 감정의 찌끄레기


사람들은 아픈 마음을
우울이라는 이름으로 쉽게 치부한다.
우울이라는 이름은
때론 외부에서 때론 내부에서
우리가 그 아픔의 원인을 찾아내게끔 한다.

흔히 우울의 근원은 스트레스를 주는 환경이나
스트레스를 이기지 못하는 자신이다.
누군가는 우울의 근원을 뽑아내기 위해
힘든 싸움을 시작하기도 하고
누군가는 패배를 선언한 후
우울에 파묻혀 버리기도 한다.

사람들은 아픈 다리를 고치기 위해
다리의 현 상태를 파악한다.
원인을 찾기도 하지만 원인보다 우선시 되는 건
지금 그 다리에 필요한 치료와 재활이다.

사람들은 다리가 아팠던 친구에게
왜 자꾸 다리가 아파? 라고 말을 건네지 않지만
마음이 아팠던 친구에겐
왜 자꾸 우울해해? 라고 말을 건넨다.

마음이 아픈데 자꾸 마음을 고치라고 말하고
근원을 찾으라고 말한다.

아픈 마음에 우울이라는 이름을 붙이는 순간
우울이라는 단어는 아프다는 의미를 삼켜 버리고
그 주변에 우울한 기운의 장벽을 쌓는다

우울은 몇 시간 혹은 며칠 ,
몇 달 혹은 몇 해 동안 지속된다 할지라도
일시적인 감정 중 하나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하지만
이러한 감정에 붙여진 우울증이라는 이름은
그 삶 전반에 암흑의 그늘을 드리운다.
언젠가 사라져 버릴 감정은
이름에 의해 계속 기억되고 소환되어 발현한다.

우울은 아픔을 대변하지 못하고
아픔은 우울이라는 이름으로 치료될 수 없다.
오로지 모두가 헤아리고
회복을 기다려야 나을 수 있는 아픔에
우울이란 포장은 필요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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