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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ozak Mar 08. 2021

그에 대한 기억의 파편

: 감정의 찌끄레기

멀리서 고작 휴대폰을 통하여 그가 헤어짐을 꺼냈을 때 자신을 앞에 두지 않고 그렇게 이별을 고하는 모습에 그녀는 무척 실망하였는데 사실 그것은 그의 의도는 아니었을지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째 겨울과 봄이 지나고 여름이 다가올 때쯤
먼길을 떠나게 된 그는 그녀와 헤어지기를 바랐다.
정확하게 무어라 말했는지 기억 나지 않지만 헤어짐을 이야기했다. 지금 돌이켜 보면 그는 그 말을 뱉도록 여러 번 다짐을 하고 그 순간의 용기를 내었을 터였다. 반가운 마음으로 다시 그를 만나러 간 곳에서 그녀는 갑작스럽고 변함없는 이야기에 그저 서러움이 터져나와 방울방울 떨어뜨렸고 그는 자신의 말을 뱉다가 그런 그녀를 어쩌지 못하고 뺨을 쓸어 주었다.

그는 그때부터 줄곧 괴로웠을 테고 아마 그녀그랬을 것이다. 그녀가 고집을 부리고 부려 1년이 훌쩍 넘는 시간, 멀어지는 그의 소매를 놓지 않던 동안 줄곧.

그녀는 그가 진심으로 행복하길 바랐다. 미움 어린 마음이 가득했던 적도 분명 많지만 그래도 단 한 번 그의 불행을 떠올려 본 적은 없었다. 그가 그녀를 죽도록 그리워하길 바란 적은 있지만 단 한 번도 아프길 바란 적은 없다. 그 어느 때보다 행복한 순간을 숨 쉬기 바랐다. 그는 어느 면으로 보나 그럴만한 사람이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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