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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ozak Mar 15. 2021

늦은 업데이트

: 감정의 찌끄레기

여기에 돌아온 지 두 달쯤

생각보다 많은 나의 측근들의 기억 속에 아직

나의 옆자리를 네가 차지하고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내가 꽤나 오랜 시간 모두와 멀리 있었기에

아마 새로운 소식을 전할 기회가 없었으리라


그렇다고 하더라도

소식을 전하려는 나의 적극성이 떨어졌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이미 사라진 단골집이 나와 있는 가이드북을

알면서도 버리지 못하고

그 책을 보는 친구들에게 그 가게는 이제 없다고

말하지 않는 것 같은 심정이랄까?


그 정보에 특별히 관심이 없는 사람일지도

그 집이 그저 그곳에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일지도

모르니까


그러니까 나는 특별히 사실을 왜곡하거나

은폐하려는 의도는 없었다


그렇지만 어쩌면

새로운 정보가 업데이트 되지 않길 바랐는지도

모르겠다


나는 그럴 마음이 아니었다고 단언한다

하지만 어쩌면 나도 모르게 그런 마음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사실 타향의 잘 모르는 사람이 가이드 북을 볼 때

내가 좋아하던 가게는 이제 없다고

웃으면서 얘기하곤 했는데

오히려 그 편이 마음이 편했기 때문일 것이다

또, 그런 얘긴 멀리 버리고 오고 싶었나 보다


버리고 온 그 가게의 기억이

여기 내 사람들의 머릿속에 여전히 있다는 것이

무슨 마음인지 모르겠지만

내 마음이 어쨌든


가이드북 속 1면을 장식하던 그 집은

현재 그곳에 없습니다

<개정판 알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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