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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ozak May 17. 2021

파도타기

: 일상의 기록

이렇게 앉아 수평선을 바라보면

내가 발을 딛고 있던 지구라는 것의

그 광활한 크기를 조금이나마 가늠할 수 있다

왼쪽도, 오른쪽도 끝이 없는 걸 보면 말이야


그 어딘가에서 이 파도는 시작되었겠지

저 끝 어딘가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널 내 발아래에 데려다주었겠지


나의 파도라는 직감이 들면

무릎 아래를 회전시켜 물아래 큰 원을 그린다

그리고 보드에 가슴을 대고

널 올라타기 위한 시동을 건다


하나 둘 셋, 덜컥!


이제 몸을 일으켜 재빨리 두 발을 디디면

스르르 바다 위를 미끄러져 나간다

찰나 같지만 영원 같아

그 미끄러지는 순간은


푸른 젤리 위를 타고 내리는 느낌이야

펌핑을 하면 하면 할수록


잊을 수 없으니까 다시 돌아가자

그리고 다시 앉아 수평선을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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