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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ozak May 29. 2020

자극과 행복의 관계

: 감정의 찌끄레기

요즘은 날마다 행복이라는 감정의 소중함을 느낀다.

어제보다 조금 더 자란 인간이 되어 갈수록 모든 순간이 행복할 수는 없다는 것을 알게 되지만

적어도 순간순간에 행복이 서려있는 삶에 감사하다.


지금 여기에 없는 삶을 다한 누군가를 끊임없이 갈구하고 그리워하는 마음이 계속되면

잃어버린 아픔과 갖지 못한 슬픔이 줄곧 떠오르는데

기억하고 추억하는 행위 속에서는 지나버린 아름다움과 사랑스러움도 동시에 곱씹게 되어

달콤한 사탕과 쓰디 쓴 다크 초콜릿이 입안에 가득한 느낌이다.


지난 날에는 행복이라는 인생의 목표를 의미있다고 생각하고

보이지도 볼 수도 없는 무형의 그것을 쫓아 달렸는데

모든 순간이 행복할 수 없다는 것에 공감하게 된 이후 그 발길은 멈춰 버렸다

갈 곳을 잃어 버렸으니까.


삶은 어디로 가는 것일까?

행복에 대한 기대로 잔뜩 부푼 삶은 순간 공허의 장이 되었다.

어린 내 삶은 새로운 것을 찾기 위해 킁킁거렸고

그 속에는 즐거움이 가득하였기에 충만한 삶으로 보였다.

삶이 비었다는 것을 느낄 새가 한 순간도 없었다.


하지만 내가 좇던 그것이 내 삶을 가득 메울 수 없다는 것을 깨닫자

삶의 여백이 훤히 드러났다.


여백은 지금까지 나의 삶의 한 켠에 줄곧 자리했을 것이다.

충만하다고 알고 있던 나의 삶은 새로움이라는 자극으로 한껏 부푼 풍선만을 바라 보았고

그 작은 풍선을 내 두 눈에 가득 넣으며 행복에 취했다.

커다란 여백의 하늘로 날아가는 행복이라는 풍선.


행복만을 바라보는 어린 나는 어쩌면 정말 행복했을 것이다.

하지만 넓은 하늘에 눈을 돌린 나는 자극에 부풀려진 그 풍선을 바라보며 생각한다.

이건 작디 작고 점점 멀어져 곧 사라져 버릴 거야.


내 주머니에 들어 있는 아직 부풀려지지 않은 많은 풍선들은

전과 같은 자극에 쉽게 부풀려지지 않을지 모른다.

그래서 좀 두려워지기도 하다.


그럼에도 아직 내 두 손에는

가득 쥐어질 만큼의 풍선이 남아 있고

그 사실이 다시 나를 미소 짓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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