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출할 때 챙기는 안경 3종 세트

잘 보일 때 지켜야 할 눈 건강

by Rosary

나이 들면 필요한 물건들이 하나 둘 늘어난다. 나는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안경을 쓰기 시작했는데 사촌이 안경을 쓰게 되자 그게 그리 멋져 보여서 눈이 잘 안 보인다는 꾀병으로 몸의 일부 같은 안경잡이 생활을 시작하였다. 그렇게 어린 시절부터 안경을 쓰기 시작한 걸 감안하면 눈이 크게 나빠지지 않은 편이다. 안경을 다시 맞출 때마다 시력이 계속 떨어지는 느낌이라 스스로 적당한 도수로 타협하면서 교정시력 1.0 수준을 유지하는 중인데 언젠가부터 책 읽는 게 불편해졌다. 안경을 쓴 것보다 쓰지 않고 책을 읽는 게 더 편해진 것이다.


십수 년 다녔던 단골 안경원에 문의하고 검사를 했더니 노안이 시작되서 돋보기안경이 필요한 것 같다고 한다. 내가 속상해할까 봐 나보다 훨씬 젊은 연배의 사장님이 자기도 몇 년 전부터 돋보기 쓴다고 애써 대수롭지 않게 대답해 주는 배려를 해주었지만 아… 내가 벌써 노안이 왔구나 마음이 싱숭생숭해졌다. 누진 다초점 렌즈에 대한 설명을 듣는데 렌즈의 윗부분과 아랫부분을 다르게 보는 원리라고 하길래 그냥 책 읽을 때 필요한 안경을 맞추는 게 낫겠다 싶어 새 안경을 맞췄다.


자외선이 강렬한 싱가포르에서 생활하면서 선글라스는 거의 필수템이었다. 외출하면 꼭 선글라스를 쓰는 습관이 귀국 후에도 이어져서 지금도 편의점 이상 외출을 할 때는 꼭 선글라스를 착용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선글라스를 끼면 뭔가 건방져 보인다는 편견이 있고, 시선이 곱지 않은 걸 느낄 때도 있었지만 여러 번 언급한 바 남의 시선을 별로 의식하지 않기 때문에 선글라스는 고수해 왔다.


노인질환이라고 여겨졌던 녹내장, 백내장이 40~50대에도 급증하고 있는데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 선글라스 착용을 권한다는 것을 알게 된 후 선글라스 전도사가 되었고 지인들도 하나 둘 선글라스 대열에 동참하고 있다. 예전에는 60대 이상 노인들에게 발생했던 녹내장, 백내장, 황반변성 등이 30~40대에 시작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한다.


노인의 안질환은 서서히 진행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젊은 나이에 시작되는 백내장은 진행 속도가 훨씬 빠르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실제로 부모님 모두 노년에 백내장, 황반변성 때문에 고생하시면서 내가 스마트폰 들여다 볼 때마다 걱정 한 자락 들어왔다. “아이고, 그만 좀 봐. 그러다가 눈 나빠지면 큰일 난다.”는 말씀을 들었지만 마음에 와닿지도 않았고 흔한 잔소리로 흘려버리기 일쑤였다.


아버지를 위해 도서관에서 큰글씨책을 대출해오기도 했지만 몇장 넘기지도 못하고 포기하셨고,TV와 영화를 좋아했던 어머니는 노년에 심심할 걱정 없다 하셨지만 눈건강이 나빠지다 보니 시간을 보낼만한 소일거리가 사라지고 무료한 시간을 보내게 되어 안타까웠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노안이 시작되고 보니 부모님이 생각나고 스마트폰이나 노트북으로 눈을 혹사시키는 걸 경계하게 되었다. 이제 외출할 때 평소 쓰던 안경에 더해 돋보기와 선글라스까지 챙겨야 하니 번거로운 일이지만 아직은 안경 몇 개 더 챙기는 것에 불과하니 이 정도 불편쯤은 감수할 만하다. “건강은 건강할 때 지키라”는 말은 정말 옳은 말이란 걸 새삼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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