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과 인과관계가 전혀 없는 꿈을 꾸고 싶어요
비행기를 타고 제주도를 가는데 비행기가 엄청 컸다. 심지어 비행기 안에 공연장이 있어 어린이들의 공연을 보면서 시간을 보내는데 자리에 앉아 미처 안전벨트를 하기 전에 기체가 마구 흔들렸다. 이리저리 흔들리는 비행기 안에서 뛰어다니다시피 하다가 착륙할 때가 되어 정신을 차리고 몸을 일으키려는데 도무지 몸을 가눌 수 없었다. 그때 어디서 많이 본 얼굴을 한 남자가 “괜찮으세요?” 하고 걱정 어린 시선으로 바라보며 나를 일으켜 주는 것이 아닌가. 누구지... 아니 배우 장현성 씨잖아. 그때 비로소 나는 눈치챘다. 꿈이구나.
전혀 앞뒤가 맞지 않는 전형적인 개꿈이었다.
전날 자정 즈음에 잠이 들어서 눈이 떠졌는데 고작 1시간이 흘렀을 뿐이었다. 다시 잠을 청해봤지만 소용없었다. 영화 채널에서 영화 한 편을 다 보고 나니 다시 피로함이 밀려들어 잠이 들었다. 정말 깊은 잠에 빠져들어 1년에 몇 번 정도 꾸는 스펙터클한 장르의 개꿈을 꾼 것이었다. 그런데 꿈을 꾸는 내내 기분이 편안하고 좋았다. 기체가 흔들리는데도 무섭다기보다 웃음이 났고, 어린이들의 공연을 보면서 미소가 절로 나왔다. 엔딩 부분에 당신 꿈꾸는 거야 알려주기 위해 등장한 장현성 씨를 만났을 때도 왠지 안심이 되었다.
평소에 장현성 씨에 대한 호불호 감정이 전혀 없는 배우인데 꿈에 등장하다니 뜻밖이었다. 개꿈이란 이런 것이다. 현실과 인과관계가 전혀 없는... 이런 꿈을 꾸면 마음이 편안하고 개운하다. 개꿈이어도 꿈해몽은 찾아봐야지. 인터넷에서 비행기 타는 꿈, 공연 보는 꿈, 연예인 만나는 꿈... 찾아봤더니 다 좋은 꿈이란다. 과학적 근거라고는 0.0001도 없는 꿈해몽을 보고 기분이 좋아지는 단순함이라니...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몇 달 동안은 거의 매일 부모님이 꿈에 나오셨고, 부모님을 꿈에서 볼 때는 베개가 흠뻑 젖을 정도로 울다가 숨이 컥컥 막힐 지경이 돼서야 잠에서 깨어났다. 꿈인데도 불구하고 두 분의 얼굴을 보기만 해도 미안함과 그리움에 어쩔 줄을 모르다가 엉엉 울면서 깨어나는 것이다. 꿈속의 내 모습이 어찌나 서럽고 슬픈지 잠들기가 두려울 정도였다. 지금은 예전처럼 부모님 꿈을 자주 꾸지 않지만 여전히 꿈에서 부모님을 만나는 일은 슬픔이 가득하게 차올라 마음이 힘들다. 언제쯤이면 웃으면서 만나는 꿈을 꿀 수 있을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