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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osary Apr 12. 2023

방구석에서 미세먼지 털어내기

미세먼지로 답답할 때 초록이 가득한 책을 펼쳐본다.

전날 밤부터 미세먼지 예보를 보고 마음의 준비를 했지만, 역시 아침부터 방안 공기가 심상치 않았다. 바깥공기를 집안에 끌어들이는 환기가 아침 주요 일과였는데 오늘은 차마 창문을 열 엄두가 나지 않는다. 외출을 할 생각도 없이, 고작 할 수 있는 일이라 봐야 물을 자주 마시는 정도뿐이다. 로즈마리 화분을 들여놓으니 허브에 관심이 생겨 책을 찾아보다가 주문한 그림책 『올 댓 허브』가 마침 어제 배송되어 오늘 책을 보면서 뒹굴거릴 수 있었다.


소설이나 비소설이나 읽는 것이 싫증 나고 귀찮아져서 최근에는 그림이 많은 책을 주로 보는 중인데 오늘처럼 미세먼지가 가득한 날에는 이런 책들을 보면서 초록의 시간을 기대한다. 2주 전에 들여놓은 프리지어와 제라늄의 꽃이 다 떨어지고, 잎이 누레져서 생기를 잃어버려 아쉬운 마음에 녹보수와 떡갈고무나무에 물을 듬뿍 주니 싱그러운 초록을 머금어 답답한 마음이 조금은 가신다.  

며칠 동안 봄비 치고는 많은 비가 내려서 공기가 깨끗하고 맑았다가 곧장 황사로 대기질이 나빠지니 봄날씨가 변덕스럽다고는 해도 야속하기만 하다. 요즘은 매일 자전거를 타고 산책로를 달리면 바람을 맞으며 꽃구경하는 것이 일상의 큰 즐거움이었는데 오늘은 집안 화분에 골고루 물 주는 걸로 대신할 수밖에 없었다. 장을 보러 잠깐 나갔다 올까 싶기도 했지만, 오늘은 그냥 집에 머무는 게 나을 듯하다.

대기가 심하게 건조해서 전국에 산불로 몸살을 앓고 있는데 황사까지 불어닥쳐 대기질이 최악인데 황사를 가시게 할 비와 바람이 간절하지만 당분간은 황사 예보만 있다. 그렇지 않아도 짧게만 느껴지는 봄을 만끽할 시간이 줄어들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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