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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osary May 03. 2023

소신과 고집의 차이

세상에 변하지 않는 것은 ‘세상이 변하고 있는 것’ 뿐

리더십을 논할 때 소신(所信)을 중요한 덕목으로 꼽는다. 그렇다면 소신이란 무엇을 뜻하는 걸까? 사전에는 ‘굳게 믿고 있는 것’이라고 풀이하고 있다. 그런데 소신이 어느 순간 고집(固執)으로 변할 때가 있다. 고집은 ‘자기의 의견을 바꾸거나 고치지 않고 굳게 버팀’이라고 나온다. 사람들은 간혹 소신과 고집을 혼동하는 경우가 있는데 무엇이 소신과 고집의 차이를 만드는 걸까?


일을 하면서 사회 각계각층의 리더들을 여럿 만나본 경험을 바탕으로 소신과 고집의 차이를 만드는 것은 ‘포용(包容)’이 아닐까 생각한다. 소신이 있는 리더는 스스로의 확고한 신념이 있지만, 그걸 나만이 옳고 타인은 틀렸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소통을 불편해하지 않으며 다른 사람의 소신에도 기꺼이 귀 기울일 줄 안다.


하지만, 고집에는 ‘불통(不通)’이 따라 나올 정도로 다른 사람과의 소통에 어려움이 따른다. 나만이 옳고, 내가 제일 잘났는데 모자란 놈들 이야기는 들을 필요가 없다고 제쳐버리기 때문이다. 이런 리더와 같이 일하는 건 진짜 고역이다. 이런 사람들은 그냥 혼자 일해야지, 누군가와 함께 일하는 건 피차 못할 짓이다.


고집쟁이 리더들은 자기 마음대로 안되면 폭주하거나 행패를 부리는 경우가 많은데 그들은 같이 일하는 사람을 존중하지 않고, 철저히 ‘을’로 보기 때문에 자신의 고집을 꺾는 건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다. 그런 조직에서 일하면 리더가 잘못된 방향으로 이끌어도 이의를 제기하지 못하고, 그저 수동적으로 따르다가 이직 기회가 생기면 미련 없이 떠나는 구성원만 존재할 뿐이다. 그런 조직에 어떤 비전과 미래가 있을까.


어떤 직업에 종사한다고 해도 다른 사람과의 소통이 완벽하게 배제된 일을 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예술가는 자신의 능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훌륭한 스승이 필요하고, 결과물과 실적을 대중에게 알리려면 그걸 도와줄 누군가 필요하기 마련이다. 운동선수라고 해도 코치와 동료의 도움 없이 경기력을 향상하는 건 어렵다. 다른 사람의 생각과 의견을 너그럽게 받아들이는 포용 정신이 없다면 알을 깨고 나와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 없다.


세상에 변하지 않는 것은 ‘세상 변하고 있는 것’ 뿐이다. 자신의 세상에 갇혀 나만이 옳다고 버티는 고집쟁이 리더는 변하는 세상에서 생존하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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