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Rosary May 29. 2023

냉동실의 미숫가루, 빵으로 살려내기

미숫가루와 달걀만 있으면 OK

어쩌다 보니 냉동실에서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미숫가루를 볼 때마다 저걸 얼른 먹어치워야 할 텐데 싶으면서도 까끌거리는 목 넘김 때문에 영 손이 가지 않았다. 아침 대용으로 먹어보려고 산 것도 있고, 선물 받은 것도 있는데 버리기는 너무 아까워서 냉동실과 한 몸이 되어버린 미숫가루를 어떻게 처치해야 하나 생각하다가 부침개 할 때 밀가루 대용으로 넣어봤는데 고소하고 맛이 괜찮았다. 그래서 본격적으로 아침식사에 활용하기로 했다. 

최근에 빵을 끊기 위해 미숫가루로 빵을 만들어보기로 했다. 방법은 초간단하다. 달걀 1개에 미숫가루 2큰술을 넣고 우유를 넣어가며 농도를 조절해 만든 반죽을 에그팬에 부치면 딱 2개가 나온다. 그런데 어째 맛이… 

*레시피의 진화. 바나나 1개를 으깨서 넣어봤더니 폭신폭신 빵의 느낌이 확 살아났다 ! 

그래서 뭔가를 더 넣어보기로 했다. 소금 간 대신 카레가루를 조금 넣고, 견과류를 조금 넣어봤다. 이렇게만 했는데 맛이 훨씬 좋아졌다. 집에 두부가 있을 때는 두부도 으깨서 넣어주면 탄수화물보다 단백질 비중이 높은 빵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먹음직스러워 보이지는 않지만 버터와 설탕이 상상초월 수준으로 들어가는 시중에서 판매하는 빵에 비해서는 건강한 빵이 만들어지니 만족스럽다. 만드는 방법도 간단하고, 돈도 들어가지 않고, 건강에도 좋은 일석삼조의 레시피 아닌가. 물론 맛은 그저 그렇다. 이것저것 더 넣으면 맛은 좋아지겠지만 간단하게 만들어 먹는 본연의 미덕은 사라질 테니 기본반죽에 견과류, 베리류, 카레가루, 두부 정도를 그때그때 넣어 먹고 있다. 


샐러드만 먹었을 때는 배가 금방 꺼져서 2시간도 안돼서 허기가 느껴졌는데 미숫가루빵과 함께 먹으니 식사로 손색이 없고, 훨씬 든든하다. 이렇게 아침에 간단히 빵을 만들어먹으니 그 많던 미숫가루가 쑥쑥 내려가고 있어 뿌듯하다. 집에서 아침 거르지 말라고 보내준 미숫가루가 애물단지가 된 분들이라면 한 번쯤 시도해 보시길… 단맛보다 고소한 맛에 집중한다면 생각보다 먹을 만 하다.

작가의 이전글 나무가 살아났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