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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osary Jun 30. 2023

여름에 어울리는 19세기 작품

발자크의 소설, 피사로의 그림, 드뷔시의 음악과 함께

문명의 이기(利器)를 누리고 사는 지금도 좋지만 가끔 19세기 유럽 문화계의 삶은 어땠을까 궁금증이 생기곤 한다. 내가 좋아하는 소설, 그림, 음악 이런 것들이 우연히도 19세기에 나온 것들이 여러 개여서 그랬던 것 같다. 제인 오스틴(1775~1817), 오노레 드 발자크(1799~1850), 찰스 디킨스(1812~), 쥘 베른(1828~1905)의 소설, 가츠시카 호쿠사이(1760~1849), 카미유 피사로(1830~1903), 폴 세잔(1839~1906), 클로드 모네(1840~1926)의 그림, 로베르트 슈만(1810~1856), 클로드 드뷔시(1862~1918)의 음악은 특히 여름에 어울리는 작품 같다.


제인 오스틴의 발랄한 문체가 돋보이는 『오만과 편견』은 휴가 가서 읽기 딱 좋고, 찰스 디킨스의『두 도시 이야기』는 도서관에서 각 잡고 읽을 만하다. 쥘 베른의 『해저 2만 리』는 열대야로 잠을 설칠 때 머리맡에 두고 조금씩 읽으면서 잠을 청하는 용도로 권하고 싶다. 발자크의 『고리오 영감』을 재밌게 읽고, 구입해서 몇 년째 묵혀두고 있는 『나귀 가죽』을 올여름엔 꼭 읽으려고 한다.

가나가와의 높은 파도_가츠시카 호쿠사이

책에서 우연히 본 가츠시카 호쿠사이의 판화 <가나가와의 높은 파도. 1830~1832>는 거대한 파도와 그 뒤로 보이는 후지산의 풍경을 한 화면에 담아내어 강렬한 인상을 받았다. 이 그림을 보고 영감을 받은 드뷔시가 <바다. 1903~1905>를 작곡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양의 인상주의 화가들에게도 영향을 준 것으로도 알려진 이 작품은 서양에서 가장 유명한 일본 미술이라고 평가를 받고 있다.


오래전 유럽여행을 할 때 갔었던 미술관에서 평범하지만 이상하게 끌렸던 작품들이 피사로의 풍경화였다. 그 그림의 장소에 언젠가 꼭 가보고 싶게 하는 마력이랄까, 피사로의 그림엔 그런 감정이 전해진다.  몽마르트르 도시 풍경화도 마음에 들지만, 시골의 석양을 그린 따뜻한 그림도 마음에 든다. 세잔의 <사과와 비스킷_1880> 그림은 너무 마음에 든 나머지 강화 유리 도마로 사용하고 있다. 고작 9천 원이면 마음에 드는 그림으로 유리도마를 제작할 수 있다니 참 편리한 세상이다.

사과와 비스킷_세잔

가만히 있어도 땀이 줄줄 흐르는 여름날에는 맑고 가벼운 피아노 소나타가 더위를 식혀준다. 드뷔시의 달빛도 좋지만 여름에는 아라베스크 1번이 더 어울리는 것 같다.

Debussy Arabesque no 1 - Maria João Pires live at Jardin Musical - YouTube

슈만의 판타지 Des Abends(석양)는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곡으로 추천할 만하다.

Vitaly Pisarenko plays Schumann Des Abends (In the evening) - YouTube


잠이 오지 않는 여름밤, 잠을 청하고 싶을 때 즐겨 듣는 플레이 리스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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