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야구 진출에 실패한 팬들에게 심심한 위로를…
오늘 KBO 5개 팀 팬들에게는 가장 슬픈 날이다. LA 다저스의 전설적인 감독 토미 라소다 감독의 말처럼 일 년 중 가장 슬픈 정규시즌 야구가 끝나는 날이기 때문이다. 목요일부터 와일드카드를 시작으로 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 한국시리즈까지 아직 포스트시즌이 남아있지만 5강 진출에 실패한 하위 5개 팀은 내년을 기약하면서 스토브리그 준비에 들어가게 된다.
가장 발 빠른 행보에 들어간 것은 삼성 라이온즈다. 1990년 삼성 라이온즈에 입사해서 내부 승진으로 2016년 단장까지 오른 프로구단 프런트에서 근무하는 사람 모두의 최종 목표를 이뤄낸 홍준학 단장이 7년 만에 자리를 내려오게 되었다. 후임은 LG 트윈스에서만 선수와 코치 생활을 했던 SBS 이종열 해설위원을 선임하였다.
감독이 재신임될 걸로 보이는 한화 이글스, 키움 히어로즈와 달리 KIA 타이거즈와 롯데 자이언츠는 감독 교체 가능성이 있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새로운 감독이 결정되면 코치진도 함께 팀을 이동하게 되어 각 팀에 큰 변화가 생기고 부족한 전력을 채워줄 선수 영입에 대한 계획도 수립하게 될 것이다.
마무리 캠프를 마치고 12월에 접어들면 FA 선수 영입을 위한 치열한 눈치싸움이 시작되고 내년 2월 스프링 캠프 전까지 야구팬들은 FA 계약 소식을 기다리면서 겨울을 보내게 된다. 올시즌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뛰어난 FA 선수와 외국인 선수를 영입하길 바라며 희망회로를 돌리는 시기에 돌입하게 되는 것이다.
따지고 보면 와일드카드와 준플레이오프 진출팀은 1주일 정도 더 야구를 하게 되는 것에 불과하지만 만년 하위팀은 그조차도 부럽기만 하다. 고작 1경기를 더할 뿐이더라도 야구팬들은 가을야구 진출을 간절히 원한다. 올시즌은 1위 LG 트윈스와 2위 KT 위즈는 비교적 일찍 순위를 결정지은 반면 NC 다이노스, SSG 랜더스, 두산 베어스, KIA 타이거즈, 롯데 자이언츠는 3~5위 자리를 두고 시즌 막판까지 피 말리는 경쟁을 해왔다.
LG 트윈스는 지난 5년간 포스트 시즌 진출에 성공했지만 더 높은 곳에 오르지 못하고 고배를 마셔왔다. 올시즌 29년 만에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 짓고 느긋한 마음으로 가장 높은 곳에서 한국시리즈 파트너를 기다리게 되었지만 불과 10여 년 전만 해도 가을야구 진출만 간절히 바랐던 하위권을 전전하던 팀이었다. 그래서 정규시즌 마지막 날의 그 허탈함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언제 다 치르나 했던 144경기를 마치고 무려 5개월 동안 야구 없는 날들을 보내야 한다고 생각하면 막막하기 이를 데 없다.
포스트시즌에서 몇 경기라도 더 치르면 허전함을 조금은 달랠 수 있지만, 정규시즌을 끝으로 야구가 끝나는 날을 맞이하는 야구팬들의 허한 마음은 야구를 보지 않는 분들은 도저히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야구가 끝나는 날, 가을을 뛰어넘어 춥고 쓸쓸한 겨울에 돌입하는 그 기분… 바로 오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