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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osary Nov 01. 2023

공짜 치즈는 쥐덫에만 놓여있다.

의도와 대가 없는 ‘공짜’는 존재하지 않는다.

지금은 ‘공짜’에 대해 결벽에 가까운 거부감이 있지만, 철없는 시절에는 나도 ‘공짜’를 좋아했다. 홍보와 관련된 일들을 주로 하고 있었기 때문에 - 김영란 법이 없었던 시절이기도 했지만 - 접대성 식사나 가벼운 선물을 받는 것에 대한 큰 거리낌이 없었다. 원하는 게 있으니 선심 쓰는 거고, 선심 쓰는 쪽이 대단한 반대급부를 원하는 것이 아니어서 들어주기 어려운 것도 아니니 밥 한번 얻어먹는 일에 대해 큰 부담이 없었다. 반대로 내가 접대를 하는 경우도 여러 번 있기도 했고, 지속적으로 협력관계를 맺어야 할 거래처 사람들과 같이 밥 먹는 것만큼 빠르게 친해지는 방법도 없는 듯했다.      


싱가포르에서 귀국한 후 다시 일을 시작할 때 어색했던 게 거래처 사람과 같이 밥 먹는 일이 부담스럽고 불편한 일이 되어 있었던 것이었다. 2015년 3월 제정된 김영란 법 때문에 누가 먼저 밥 먹자고 제안하는 일이 거의 없었고, 비싼 식사를 하는 경우는 아예 사라졌다. 사실 예전에는 거래처 접대를 빙자해서 평소 먹고 싶은 것들을 편하게 먹던 일들도 꽤 있었다. 처음에는 밥 한번 같이 먹는 것도 쉽지 않은 현실이 어색하기도 하고, 사람 사이에 정이라는 것이 있는데 너무 야박한 것 같기도 했지만, 차츰 부담이 줄어들고, 서로 업무에 대한 적정선을 지킬 수 있게 된 것 같아 마음이 홀가분해져서 좋았다.     


그동안 ‘친목을 다진다’는 명분으로 불필요한 시간과 돈을 들였던 것들이 부질없이 느껴지기도 했다. 돌이켜 보면 접대를 주고받았다는 이유로 마음이 느슨해지고, 서로 지켜야 할 것들을 제대로 지키지 않으며, 한쪽의 실수나 잘못을 다른 한쪽에서 수습하고 떠안는 일들이 얼마나 많았던가. ‘접대’가 빠지면서 상대에게 책 잡히지 않도록 자기 할 일을 철저하게 점검하고 챙길 수 있는 건 업무를 진행함에 있어서 훨씬 발전된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게 된 것 같다.     


‘공짜’에 대해 국어사전은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힘이나 돈을 들이지 않고 거저 얻은 물건’. 즉, 아무런 노력 없이 정당하지 않게 얻은 것이다. 심지어 상식을 벗어나는 수준의 선물이나 돈을 대가를 바라지 않고 제공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간혹 스스로 이런 대접을 받을 만한 중요한 사람이라고 최면을 걸어 ‘공짜’의 함정에 빠지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러시아 속담에 이런 말이 있다. ‘공짜 치즈는 쥐덫에만 놓여있다.’ 의도와 대가 없는 ‘공짜’는 존재하지 않는다.     


*메인 이미지 영화 <심플 플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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