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몽쉘 한 상자가 더 만족스러울지도
이제 먹을 사람은 다 먹어본 건지 두쫀쿠 유행도 끝물로 향해가는 느낌이다. 동네 제과점과 카페에 ‘두쫀쿠 품절’, ‘두쫀쿠 재고소진’이라는 안내문이 사라지고 요즘엔 매장 진열대에 여러 개가 잔뜩 깔려있는 모습이다. 두바이 초콜릿에서 파생된 두바이 쫀득 쿠키는 본토 두바이 사람들도 어리둥절하게 한다지만 우리나라를 넘어 일본을 비롯한 해외까지 그 유행이 퍼져나간다니 별일이 다 있다.
아무리 맛집이라고 해도 오픈런은 하지 않는 주관이 뚜렷한(?) 내가 유일하게 줄 서기를 했던 건 오직 맛있는 점심을 먹기 위해 출근하는 듯한 중년 아재들과 직장 생활하던 막내 시절뿐이었다. 눈이 펑펑 오는 겨울날 추어탕집 앞에서 30분씩 줄 서면서 “아무 거나 먹지, 대체 이게 뭐 하는 짓인가.” 툴툴댔지만 그 겨울의 추어탕은 잊지 못할 맛이긴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의지로 맛집 앞에서 줄 서는 일은 없었다.
10kg이나 살이 찌게 한 원흉이 떡볶이와 디저트일 정도로 디저트를 좋아하지만 두쫀쿠의 재료인 카다이프와 마시멜로는 좋아하지 않는 조합인 데다가 6천 원~8천 원이나 하는 가격도 탐탁지 않다. 그래도 언제나 고전하는 동네 제과점이나 카페 자영업자들이 두쫀쿠 덕분에 즐거운 비명을 지르신다니 좋은 일이다 싶긴 했다. 그런데 초밥집, 국밥집까지 두쫀쿠 열풍에 올라타는가 싶더니 배달음식점, 대형 프랜차이즈들까지 두쫀쿠 호재에 숟가락을 얹겠다고 난리인 모습을 보니 조금은 씁쓸하다.
동네별로 두쫀쿠 재고 안내지도앱이 등장하면서 유난스럽던 유행도 서서히 끝을 향해 정리되는 모습을 보니 거대한 “쏠림 욕망”이 지나치긴 한 것 같다. 시간과 비용을 들여 오픈런을 해가면서 “두쫀쿠를 먹어본 사람”에 편입되기 위해 애쓰는 현상은 언뜻 이해하기 어렵다. 무언가 유행한다 싶으면 일단은 그 속에 소속되고 싶은 사람들이 상당수인 걸 보면 우리에게 가장 견디기 힘든 감정은 소외감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다른 선택지가 있어도, 가장 많은 사람들이 선택하는 것을 따르는 것이 가장 안전하고 편하다는 걸 알기에 남과 다른 선택을 하는 것을 두려워하고 불안해한다. 그러나 다수가 가는 길이 항상 정답은 아니다. 두려움과 불안을 지우고 용기 있는 선택을 한다면 생각지도 못한 기쁨과 즐거움을 맛보는 순간이 기다리고 있을 수도 있다. 어쩌면 두쫀쿠 대신 스콘을 사거나, 혹은 몽쉘 한 상자를 사서 더 만족스러울 수도 있는 거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