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네소타 ICE 반대 시위를 지켜보며
2026년 새해벽두, 미국에서 ICE(이민세관단속국)에 의해 백인 시민권자가 사살되는 사건이 연이어 벌어졌다. 1월 7일 르네 니콜 굿(37세 여성. 3남매의 어머니), 1월 24일 알렉스 프레티(37세 남성. 간호사)는 이민자도 아닌, 전과도 없는, 평범한 이웃들이 정부 요원들의 총격으로 살해되는 장면을 지켜본 미국인들의 분노는 연대로 이어져 항의 시위는 미네소타 뿐 아니라 미국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트럼프 정책을 비판하고 취재하는 언론인들을 감시하고, 수사하고, 체포하는 일들이 비일비재하다.
지나칠 만큼 ‘표현의 자유’가 허용되었던 나라가 그동안 우리가 알고 있는 미국이었지만 지금 그곳에서 전해지는 소식은 50여 년 전으로 돌아간 것 같은 이질감이 들만큼 낯설고 충격적이다. 표현의 자유는 오직 트럼프만 누릴 수 있는 특권이 되어 우방국들에게마저 관세 폭탄을 퍼붓고,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무력으로 체포하고, 그린란드를 집어삼키려 하는 그의 전 세계를 상대로 한 전방위적 도발도 우려스러운 일이지만 자국민을 대상으로 거침없이 무력을 행사하는 모습은 공포스럽기까지 하다.
트럼프의 핵심 슬로건 MAGA(Make America Great Again)가 이런 것인지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다. 이렇게 해서 과연 미국이 위대해질까 싶다. ‘다자주의’로 균형을 잡아오던 세계 무역질서는 사라진 지 오래고, 게임을 하듯 이민자들은 물론 시민권자들을 공격하고 제압하는 ICE의 무력행보는 거침이 없다. 뉴스에서 보이는 모습에서 민주주의는 사라지고, 무법의 시대가 도래한 듯하다.
국제사회는 어느 때보다 힘의 논리가 지배하는 약육강식(弱肉强食)의 시대에 접어들었고, 각자도생(各自圖生)만이 살 길이라는 생각이 든다. 동시에 풍요롭고 평화로운 시대가 오래도록 이어지는 것은 불가능한 도전인가 싶어 안타깝다. 오직 혼자만 옳고, 세상을 움직일 수 있다고 생각하고 미쳐 날뛰는 지도자들은 왜 이렇게 계속 등장하는지 신기할 지경이다.
하나의 권리는 절대로 영원히 확보된 것이 아니며, 어떠한 자유도 언제나 다른 모습으로 나타나는 폭력에 대해서 안전하지 못하다. 우리는 언제나 진보를 위해서 싸워야 하며, 극히 당연한 것도 새로이 의심받는다. 우리가 자유를 습관으로 여기고 더 이상 신성한 소유물로 여기지 않는 순간에 충동세계의 어둠 속에서 신비한 의지가 자라나 그것을 유린하려고 드는 것이다. 인류는 너무 오래 너무 근심 없이 자유를 누리고 나면, 언제나 힘의 도취에 대한 위험한 호기심, 전쟁에 대한 범죄적인 열망에 사로잡히게 된다.
『다른 의견을 가질 권리_슈테판 츠바이크』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