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심삼일을 한다면 아직은 청춘

새해가 반갑지 않은 당신에게

by Rosary

새해가 시작한 지 어느새 한 달이 되어간다. 벌써 1/12이 지나가고 있는 것이다. 그다지 바쁘지도 않았고, 특별히 한 일도 없이 흘러가는 시간은 빠르기만 하다. 1년 365일 중 청춘이 끝나고 중년이 시작되었음을 알 수 있는 반갑지 않은 날이 두 번 있다. 하루는 생일이고, 나머지 하루는 새해 첫날이다. 젊은 시절 생일은 기쁘고 즐거운 날이고, 새해 첫날은 희망과 기대가 넘치는 날이었지만 나이가 들면 나이 한 살 더 먹게 되는 생일과 새해가 시작되면 우울함이 한도초과가 된다. 나만 그런가.


보신각 타종을 지켜본 지도 언제인지 기억조차 없고, 작심삼일(作心三日) 같은 건 해 본 지 오래다. 새해가 되어도 감흥이 없고, 더해지는 숫자와 함께 실감되지 않는 달력에 인쇄된 올해의 숫자를 보면 무섭기까지 하다. 12월까지 겨울 날씨치고 따뜻해서 그럭저럭 운동을 이어오다가 1월 들어서 매서운 추위에 운동은 포기하고 이불속을 사수하고 있다. 그나마 식후 산책은 빼놓지 않고 지키려 노력 중이다. 주 3회 4km 달리기 대신 매일 1km 달리기를 해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젊은 시절과 달리 기억력이 신통치 않아 시작한 4년 넘게 쓰고 있는 독서일기와 브런치 활동을 제외하고 글쓰기도 하는 게 없다. 마음에 드는 노트를 산 김에 지난해 12월 24일부터 시작한 NHK 뉴스 읽고 쓰기, 지난해 공부하겠다고 사놓고 거들떠보지도 않고 책장에 모셔둔 영어 IDOM 책을 드디어 1월 14일부터 펼쳐서 A 파트를 이제 막 끝냈다. 올해의 공부는 이 정도만 끝내도 성공이지 않을까. 노트 한 권, 책 한 권 끝내면 뿌듯할 것 같다.


예전에는 봐줄만했던 서체가 점점 꼬부랑 악필이 되어가서 시작한 필사를 위해 새로 구입한 만년필과 서랍에 묵혀둔 만년필들과 잉크를 꺼내서 채워놓고 몇 자 쓰고 나니 기분이 살짝 상승한다. 대수롭지 않은 것들로 대수로운 작은 실천을 하는 것만으로도 조금은 들뜬 새해맞이를 할 수 있게 되었다.


거창한 계획은 없지만 가늘고 길게 1년을 채우는데 의의를 찾는 한 해가 되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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