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등산을 하다 보면 별별 사람들이 다 있다. 조그만 동네 뒷산인데 ‘야! 야!”하면서 전방 1미터를 향해 함성을 발사하는 분이 있는가 하면 느긋하고 천천히 걷다가도 앞서 가는 사람을 발견하면 필사적으로 따라잡으려는 듯이 급박한 추격전을 벌이는 분도 있다.
우리 동네만 그런 건지 모르겠는데 유독 뒤로 걷는 분들과 맨발로 걷는 분들을 많이 본다. 영하 10도를 오르내리는 한파에 맨발의 등산객을 마주치면 내 발이 다 시리다. 개와 함께 산책하는 분들도 흔히 마주치는데 가끔 개를 산책시키는 건지 개들이 견주를 산책시키는 건지 헷갈리는 장면도 목격한다. 대형견 두 마리와 산책하는 왜소한 할머니는 볼 때마다 괜히 아슬아슬한 기분이 들어 괜히 멀찌감치 떨어져 간다.
계절마다 산이 바뀌는 모습도 흥미롭지만 산에서 만나는 가지각색의 사람들을 보면 어떤 이야기를 가지고 살아가는 분들일까 궁금증이 생길 때도 있다. 출근시간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여러 번 마주치는 사람이 있는 것처럼 비슷한 시간에 산에 가다 보면 자주 보게 되는 얼굴들이 있다. 대체로 건강해 보이지만, 간혹 마음이 쓰일 만큼 불편해 보이는 분들도 있다.
동네 뒷산에 오르는 일이 뭐 대수겠냐마는 여러 가지 사정을 핑계 대지 않고 꾸준히 루틴을 실천한다는 건 만만치 않은 일이다. 새해도 벌써 열흘이 지나고 있다. 작심삼일도 이미 넘어갔고, 새해결심도 무뎌질 때가 되었다. 그래서 ‘새해’라는 명분은 잊어버리고, 무언가를 하겠다는 생각이 들면 뒤로 미루지 말고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바로 실행하는 편이 낫다.
세상 거창한 목표와 실천하기 힘든 과제는 접어두고 접근성 쉬운 과제부터 다시 시작할 때가 된 것 같다. 하루 1시간 글쓰기는 어찌어찌하고 있는데 이걸 2시간으로 늘리는 게 생각보다 쉽지 않아 당황스럽다. 한 달 정도 하면 가능할 줄 알았는데 두 달이 다 되도록 영 진척이 없다. 오히려 1시간 글쓰기를 지속하는 것조차 힘겨운 상황이다. 어떤 에너지를 공급해야 원하는 결과를 내는데 동력이 될 수 있을까. 기름지고 단 것 말고 쓰고 매운 무언가가 필요하다.
LIFE 1936.10 창간호 & 2000.5 폐간호
To see the world, things dangerous to come to,
To see beyond wall, draw closer, to find each oth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