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 year Wishes for Myself

나홀로 설날을 보내는 방법

by Rosary

설을 앞두고 부모님 성묘를 다녀와서 설연휴는 온전히 혼자 보내고 있다. 본가, 시가, 처가에 가지 않는 사람들에게 명절은 대부분의 식당이 영업을 하지 않는 그저 불편한 날이다. 아점을 먹고 동네 한 바퀴 휘 돌아다녀보니 거의 모든 상점이 문을 닫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을 연 몇몇 카페와 식당이 있었다. 가게 입구에 붙여놓은 설연휴 공지를 보니 설 하루만 휴무인 곳들도 꽤 있어 내일만 돼도 많은 상점들이 영업을 재개할 듯하다. 고적한 하루는 오늘뿐이다.


그런데 이 하루를 보내기가 심심한 걸 넘어 참 심란하고 쓸쓸할 때도 있다. 가족과 함께 보내는 명절이 시끌벅적한 것까지는 괜찮은데 잘나고 못난 가족 구성원이 한데 모이다 보니 기분도 상하고, 때로는 싸움도 일어난다. 명절 싸움 끝에 심사가 단단히 틀어져서 만나지 않는 형제자매들도 간혹 있다. 이런 싸움의 화해가 어려운데 다들 각자의 가정들이 있다 보니 형제자매를 만나지 않는다고 크게 아쉬운 게 없는 이유도 있을 것이다. 다툼이 없어도 자연스럽게 소원해지는 경우를 주변에서 흔히 본다.


어린 시절 설날은 친가와 외가에서 어른들에게 꾸벅 절만 하면 돈이 나오는 신나는 날이었다. 부모님이 용돈을 넉넉하게 주지 못해서 설날은 일 년 중 가장 큰 목돈이 들어오는 날이었으니 용돈이 부족할 때는 기다려지기도 했다. 어른들의 잔소리를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기만 시전 하면 주머니가 두둑해지는 즐거운 날이 설날인 것이다.


성인이 된 후 그런 대가족모임에 슬쩍슬쩍 빠지기 시작했고 어느새 부모님과만 보내는 단출한 명절을 보내게 되었는데, 부모님이 안 계시니 이젠 온전히 혼자만의 설날을 보내게 되었다. 그래서 설날이 오늘인지 내일인지조차 알 필요가 없어졌다. 그냥 평범한 하루일 뿐인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침에 떡국도 끓여 먹었고, 저녁에는 갈비찜을 할 준비를 한다. 대충 아무렇게나 끼니를 때우면서 오늘이 어서 지나가기만 바라는 것보다 혼자라도 설음식을 챙겨 먹으면서 시간을 보내는 것이 정신건강에 도움이 되는 것 같다. 내 인생에 몇 번의 설날이 더 남았을지 알 수 없지만 설이 돌아올 때마다 쓸쓸하고 힘든 시간을 보내고 싶지 않다. 어제와 별 차이 없는 평범한 설날이지만 맛있는 음식 즐기면서 가족과의 추억을 생각하는 하루로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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