받아쓰기 하는 날
책상 사이마다
책가방 올라간다
가방벽이 생긴다
"고개 들지 마세요!"
선생님 목소리는 뱃고동처럼
아이들 고개는 낙엽처럼 툭~
근데,
나는
몰래, 진짜 몰래
살짝... 아주 살짝
짝꿍 시험지를 흘겨봤다
'손바닥'인가? '손바닦'인가?
글자가 뿌옇고
짝꿍 손이 자꾸 가려!
심장 콩닥, 손끝 덜덜
'달 리 기' 한 단어 쓰고
나머진 내 감으로!
시험지는 돌아오고
빨간 동그라미 6개!
'달 리 기' 밑엔 밑줄이 쫙~
옆 짝꿍은 100점이라며
웃음이 귀 끝까지 올라갔다
나는 그냥... 웃지도 못하고
시험지만 꼭 쥐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