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돗가에서 여름을 삼키다

by 금쪽이선생

체육 시간이 끝난

땡볕의 운동장

숨이 턱까지 차오른

땀에 젖은 얼굴들

구석의 낡은 수돗가로

목마른 사슴떼처럼 몰려간다


컵도 줄도 없이

작은 두 손 오므려 물을 받고

콸콸 수도꼭지에서

은하수처럼 쏟아지는 물줄기

꿀꺽, 꿀꺽 그대로 여름을 삼킨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머리를 콕 처박고

물총처럼 서로에게

찍찍 웃음을 뿌리면

햇살 아래 반짝이는

하얀 웃음꽃, 깔깔깔


요즘 아이들은 알까?

정수기 물이 아닌

손끝으로 움켜쥔 그 시절

쇠 맛 살짝 섞인 물의 짜릿함을

입술로, 온몸으로 마시던

눈부신 여름의 기억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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