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touchable ego

by 정소인

사실 내 자아는 그리 대단한 것이 아니다.

네 마음 먹기에 따라 언제든 무너질 수 있는 것이다. 내 자아는 무너뜨릴 수 없는 아성의 어떤 것이 아니다. 하루하루의 연약함이 모여 세워진 것이고 가녀린 마음 겨우 모아 촛대를 밝힌 여린 불과 같은 것이다.

나의 자아는 언제나 겨우 지키고 있는 것이기에 언제고 너의 영향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요즘 잠을 깊이 못자고 있다. 몸이 피곤해 일찍 잠에 들지만 새벽 녘이면 오늘처럼 이렇게 깨곤 한다. 그런 탓인지 하루 일과 중 도저히 잠이 안깨는 듯한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 오늘도 퇴근 후 안경을 맞추러 가는 길에 몽롱하게 어지러운 느낌을 받았다.

그러다 문득, 나의 주변 사람 중 누군가, 나의 아픔으로 인해 ‘너 완전 몸이 엉망이구나, 넌 겨우 그거밖에 안되는 사람이야’라고 욕설과 함께 비난한다면 나의 정체성과 감정이 꽤 흔들릴 거 같은 스스로를 발견했다.

이제는 나의 자아가 꽤나 독립적일 것이라 생각했으나 여전히 타인의 확인을 받고 싶어하는 욕심을 발견했다.

그렇기에 아직도 이 자아는 네가 마음 먹고 깨려든다면 깨질만한 연약하고 여린 것이다. 네가 작정하고 나를 깨뜨리고자 한다면 아마 필히 나는 깨질 것이다.

그래서 나는 필사적으로 지켜야한다. 나의 자존감과 자아의 정체성을 위해 반드시 나를 경성해야 한다.

녹슨 가마가 그 안의 녹을 제거하지 않는다면 그 가마 안에 있는 것들은 반드시 덜어냄을 당할 것이다.

결코 나는 ‘당연히’ 사랑받을만한 완전한 존재일 수는 없지만, 혹 사랑받는다면, 스스로 생각하기에 그 사랑받음이, 믿을 수 없는 도저히 불가능한 것이 아니라 감사할 것임일 때에 최소한의 자아는 형성된다.

내 자아는 절대적이지 않다. 상대적이며 가변적이다. 다만 타인의 어떠함에 영향을 받는 것이 아닌, 해석의 어떠함과 사랑의 여부에 따라 상태를 달리한다.

내 자아는 a touchable thing 이다. Untouchable하지 않다. 닿을 수 있는 나의 자아는 계속 관심을 가져야하며 보살펴주어야 한다. 그리고 그것은 타인이 아닌 내가 되어야 한다.

나는 나에게 주어진 것들 특히, 나 자신을 사랑할 가장 먼저 의무지닌 자이며, 기쁨의 가장 큰 수혜자이다. 내 자아는 연약한 것이나 사랑할민한 것이다.

갓난아이와 같이 연약하나 사랑받아야할 귀한 존재이기에 끝까지 사랑할 것이다.

내 안에 생명이 자라나야 또 다른 생명과 교감하며 재탄생을 이뤄낼 수 있다.

생명이 자라 점차 장성하여질 때에, 나의 자아는 채 자라지 못한 미성숙한 타인들은 닿을 수 없는 Untouchable 한 것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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