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떠나야하는 순간이 많았다. 그래서 내가 정이 더 많은지 모르겠다. 늘 잘 잊지 못하고, 잘 갈무리하지 못하고, 바보가 되는 것을 자처한다.
흔히 정이 많으면 좋은 사람이라지만, 헤어짐 뒤에 찾아오는 나를 향한 슬픔과 타인을 향한 부끄럼과 죄스러움은, 적어도 나에게 좋은 사랑이라는 확신을 그리 주지 못할 때가 종종 있다.
보고싶고, 그리워하고, 사랑하는 마음은, 나에게 견딜 수 없는 용기를 준다. 먼저 다가가게 하고, 먼저 연락하게 하고, 먼저 표현하게 한다. 이 모든 것이 나에게 쉬운 일이 아니다. 원래 그런 사람이라 거뜬히 해내는 것이 아니다. 이 어려운 골짝을 지나 너에게 닿을만큼 네가 보고픈 것이고 그리운 것이다.
정을 준다는 것은, 그만큼 사랑한다는 것은, 언젠가 뒤 돌아보면 뼈가 삭을만큼 나를 내어주는 것이다. 나에게 남는 것을 주는 것이 아닌, 매번 나의 전부를 주는 것이다. 그저 나를 주어도 좋을만큼 당신들이 참 좋은 것이다. 그렇기에 마음을 주는 일은 매번 후회와 아슬하게 닿아있다. 상처와 닿아있고 자책과 닿아있다. 나는 원래 그런 사람이라고 당연하게 여겨질 때에, 어쩌면 차마 눈물 흘릴 수 없는 기나긴 비극이 시작된다.
마음을 주고, 열심을 다 하는 것은 자신을 향한 회의감에 사시사철 시달린다. 그렇기에 정을 주고서 떠나는 일은 확인 할 수 없는, 일방적인 그리움의 독박 속으로 나를 기꺼이 던지는 일이다.
정이 적다면 오히려 모두를 사랑할 수 있었을 지 모른다. 그러나 나의 정은 정말 모든 것을 주는 것이기에 이 마음에 들어오지 않도록 밀어내는 일을 게을리하면 안된다.
본디 아둔한 사람이라, 당신의 마음 깊이를 잘 헤아리지 못한다. 그렇기에 오히려 당신이 무례하길 감히 원한다. 분명 나에게 그것은 구원일 것이다. 당신께서도 나를 밀어내는 것이 분명히 구원일 것이다.
마음을 주면, 당신께 나의 정을 다 드리고 나면, 남겨진 나는, 종일토록 더 주고픈 맘을 참으며, 부지런히 기억하며, 에이는 인내의 길로 기꺼이 걸어가야 한다.
기억되고 싶은 마음을 칼로 도려가며, 당신께 어두운 곳의 유일한 빛을 건내는 일이다.
정을 건낸 당신께 혹 나는 더 이상 빛나는 존재가 되지 못할지언정 마지막 나의 향기를 깨어드리는 헌신이다.
또, 헤어짐을 맞이한다. 당신께 이미 드림은, 끝내 아름다울 빛이기에, 나의 겨울을 포기하고서 이 불까지 당신께 드린다.
시달리는 밤, 겨우 그 밤에, 찾지 못하는 그 날에 오실 당신 고대하며, 찬란한 외로움의 고난 속에 나를 다시 드린다.
오라 겨울이여, 눈물 겨운 성숙이여!
또, 나에게 오라